[인人터뷰]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고용 창출, 최우선 과제… 추경은 지금이 골든타임” 기사의 사진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청년층 체감실업률이 24%에 이르는 지금이 ‘일자리추가경정예산’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로스쿨, 행정고시 합격이 몇 명인가로 좋은 대학인지를 따지면 미래가 없어요. 이제는 졸업생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벤처 창업을 했느냐가 좋은 대학 기준이 돼야 합니다.”

 지난 13일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만난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으로 한국 경제는 창업 활성에 달려 있다”며 인식 변화를 강조했다. 대기업·수출 위주 경제 구조와 명문 대학에 입학해 공무원·의사가 되는 게 목표인 주입식 교육까지 통째로 바뀌어야 궁극적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자리위원회의 최우선 과제는 ‘고용 창출’이라고 꼽았다. 아울러 조속한 국회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통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일자리 추경 ‘골든타임’을 강조하는데.

“모든 일자리는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청년 체감실업률이 24%에 달한다. 사상 최고다. 이걸 방치하면 실업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추경으로 급한 일자리 문제를 수습해야 한다. 작은 구멍이 커지면 둑이 무너질 수 있다.”

-국무위원 인사 문제와 엮어서 추경 처리가 지연될 수 있는데.

“공직자 1만2000명 추가 채용 계획을 밝힌 뒤 청년들은 열심히 공부하면서 공고만 기다리고 있다. 정치권이 청년에게 희망을 줘야지 좌절을 주면 되겠는가. 여론조사도 70%가 추경 통과를 찬성한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다소 내용은 수정할지라도 국민 뜻을 존중해 (통과시켜)줄 것으로 믿는다.”

-야당은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가재정법 89조 2호를 보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발생 시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이번 추경은 ‘대량실업’에 해당한다. 예산에 넣은 추경 사업도 모두 일자리에만 집중돼 있다. 선심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나 민원 해결용 지역 사업, 일회성 사업은 없다. 추경 요건과 사업 모두 적절하다.”

-공공부문으로의 일자리 쏠림 현상 우려가 있다.

“일자리 창출 주역이 민간 부문인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현재 전체 일자리 중 공공부문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1.3%의 절반(8.9%)도 안 된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 분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돌봄·보육·요양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제대로 국민들을 모시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임기 5년 동안 선진국들의 절반 수준으로라도 올려보자는 것이다. 또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도 시장이나 기업이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해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다. 이렇게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는 정부가 일정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정부가 최대 고용주로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고실업 시기에는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민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은 아닌가.

“우선 이번 추경은 국채 발행도 아니고, 세수가 많이 걷힌 것을 낭비하지 않고 일자리에 쓰겠다는 것이다. 앞으로가 문제인데,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턱없이 낮다. 복지비 부담 수준이 OECD 꼴찌에서 두 번째라는 것은 정부 역할을 포기한 것이다. 이 저부담·저복지를 중부담·중복지로 가기 위해 세금을 약간 올려야 한다. 비과세·감면을 줄이고, 여유 있는 고액 재산가와 고소득자 중심으로 올리면 중산층, 서민에게 부담 주지 않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야당 일각에서는 ‘정치쇼’라고 폄하하는데.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의 절박성과 시급성 때문에 진정성을 가지고 시정연설을 한 것이므로 국회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쇼를 할 줄 모르는 담백한 분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안은.

“중소기업 일자리 육성, 비정규직 일자리 처우 개선 등이 중요한 과제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직업, 일자리가 더 분화돼야 한다. 미국은 직업 종류가 3만개가 넘는데 한국은 1만5000개도 안 된다. 다양성, 창의성이 부족하다. 창업 활성화가 좋은 중소기업 육성으로 이어진다. 창업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창업 삼세번 재기 지원 펀드를 조성하고, 재창업 자금을 지원하겠다.”

-민간 일자리 창출 유도가 기업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일자리 창출은 밀어붙여서도 안 되고,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기업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게 정부 역할이다. 서비스업과 내수, 중소기업 육성, 창업 활성화, 규제 완화가 방향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을 적극 우대하겠다.”

-가장 논란인 것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간접고용 문제인 것 같다.

“민간 기업들이 강하게 우려하고 있는데, 사실 대통령이 민간 기업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한 적 없다. 모든 비정규직을 다 없앤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고 좋은 결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파트타임’ 일자리를 희망하는 수요도 있고, 꼭 필요한 비정규직도 있다. 그래서 (사용사유 제한은) 실태조사를 하고 예측 가능하게 사회적 합의와 입법을 통해 추진할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비정규직 차별 금지를 법제화하고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을 확립하겠다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이 자영업·중소기업 구조조정 대책이라는 지적이 있다.

“저임금 근로자들 못지않게 힘들어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울릴 수 없다. 그래서 소상공인연합회도 만나고 중소기업중앙회도 만나겠다. 소상공인 지정 업종을 만들어 대기업은 못 들어가게 하고, 카드수수료를 면제하고, 부가가치세를 분담해주고, 인건비 인상 때 납품단가에 반영토록 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이 일자리 해법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제시했다.

“일자리 관련 정책 전반은 일자리위원회가 컨트롤타워가 된다. 노사정 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것은 노사정위에서 논의한 뒤 그 결과를 일자리위에서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일자리위에는 노사정뿐 아니라 여성·노인·비정규직·장애인·벤처 등 민간대표들이 다 들어와 있다. 그래서 이 안에서 협의하면 파급력도 높고 효과적일 것이다. (대타협을 위해서는) 신뢰가 제일 중요한데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다. 최근 경총과 갈등이 있는 것처럼 불거졌는데 그건 일종의 불신과 불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문재인정부는 속 좁은 정부가 아니다. 경제단체 등을 다 만나고, 신뢰를 줄 것이다.”

■ 이용섭 부위원장은 누구
차관급 기관장을 두 번(관세청장·국세청장), 장관직을 두 번(행정자치부 장관·건설교통부 장관) 수행한 데 이어 국회의원도 두 번 지냈다. 인생 전반을 공직에 몸담은 명실상부한 ‘공복(公僕)’이다. 스스로 “인사청문회만 세 번 통과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부위원장은 1951년 전남 함평에서 농사꾼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학다리중·고교를 다녔다. 대학은 전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시골 중·고교, 호남의 지방대 출신으로 그가 넘어야 했던 학연·지연의 벽은 높았다. 이를 숱하게 뛰어넘어 공직사회 성공신화를 세운 덕에 ‘담쟁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국회의원에 당선, 정치에 입문한 뒤 ‘정의롭고 풍요로운 세상’이라는 모토 하에 정책과제를 추진해 왔다. 초선 의원 시절 전체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경제정의실천연합과 국정감사NGO모니터단으로부터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담=한장희 경제부장, 정리=조민영 안규영 기자 mymin@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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