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국 책임론’이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조국 사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당 일각에서는 ‘누군가는 인사 논란에 책임을 져야 국정 부담을 덜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어렵지 않게 포착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인사 청문 정국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야권을 강력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페이스북에 “마녀사냥을 멈추라”며 “야당은 문재인정부 구성을 가로막고 사사건건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결코 국민의 뜻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시키라는 야권의 요구에 반대 입장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청와대 인사라인이 최근 일련의 인사검증 논란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장전입과 세금 탈루 등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공직배제 5대 원칙’ 위반 고위공직 후보자 추천이 이어진 데다 특히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허위 혼인신고 등 ‘결정적 흠결’을 걸러내지 못한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우리나라가 인사청문회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사람을 청문회 대상으로 올리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무래도 인사검증을 담당한 조 수석이 책임지는 그림이 나와야 문 대통령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핵심 당직자도 “안 전 후보자는 조 수석이 추천한 인사라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 수석 본인이 어떤 형식으로든 이런 소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 적임자로 내세웠던 안 전 후보자가 개인사로 낙마하면서 ‘전원 통과’를 자신하던 여당도 ‘선별적 엄호’로 입장이 바뀌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안 전 후보자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에 ‘빨리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야당이 문제없는 후보자 발목을 잡으면 우리도 강하게 밀어붙이겠지만,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는 후보에 대해서는 ‘안 된다’고 청와대에 분명히 이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당초 오는 22일 본회의 통과를 예상했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표결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김 후보자의 임기도 15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야당을 일부러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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