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개혁 첫 표적은 부영… 칼 빼든 김상조號 공정위 기사의 사진
김상조(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본격적인 재벌 개혁 행보에 나섰다. 첫 대상은 재계 16위(자산총액 기준) 부영그룹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현황 자료를 10년 넘게 허위로 신고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4대 재벌에 국한하지 않은 재벌 개혁’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의 혐의는 계열사 누락과 소유주 허위 기재다. 공정위는 부영그룹이 2013∼2015년 3년간 계열사 자료를 제출하며 흥덕기업 등 7곳의 계열사 정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회사는 이 회장의 조카를 비롯한 친족이 지분을 보유·운영 중이다. 실제 신고하지 않은 기간은 14년이나 된다. 다만 현행법상 공소시효가 5년이어서 2013년 이후만 혐의를 적용했다.

신고를 누락하면 공정거래법의 대기업집단에서 빠진다. 재벌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공정위는 “부영그룹이 신고 누락한 기업 가운데 일부는 중소기업이 받을 수 있는 혜택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계열사 6곳의 실소유주를 자신이 아닌 차명소유주로 기재·신고해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친족이나 계열사 임직원을 남광건설산업, 부영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소유주로 내세웠다. 주식을 명의신탁하는 방법으로 명목상 주주를 대표자로 신고했다. 실소유주를 속인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이 주식의 취득 또는 소유의 기준 관련 자료를 제출할 때 주식 취득·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실소유주를 기준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공정위는 이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가 적발됐을 때와 제재 수위가 180도 달라졌다. 부영그룹은 2010년에도 계열사 3곳을 신고하지 않아 공정위에 적발됐었다. 당시 검찰 고발 대신 ‘경고’ 조치가 내려졌었다.

김 위원장의 취임 이후 공정위 분위기가 강경하게 바뀌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절대로 4대 그룹을 딱 찍어서 하지 않겠다”며 재벌 개혁 범위를 한정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이번 검찰 고발 조치는 지난 4월 대기업집단에 대한 공정거래법 벌칙 조항을 대폭 강화한 뒤 이뤄진 첫 처벌 사례이기도 하다. 개정 벌칙 조항은 대기업집단이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남은 행정 절차를 거쳐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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