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로 개도국 선교 문 연다

한국선교연구원 세미나

‘적정기술’로 개도국 선교 문 연다 기사의 사진
서울대 네팔 솔라봉사단 등 3개 대학 봉사단원들이 2012년 네팔 팅간 마을을 방문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훈 서울대 교수 제공
적정기술을 단기선교에 적용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적정기술은 현지 기술과 재료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현지 환경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기술을 뜻한다. 물 부족 국가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휴대용 정수장치(라이프 스트로)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다.

한국선교연구원은 16일 서울 서초구 남서울교회 비전센터에서 ‘적정기술과 선교’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안성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네팔과 탄자니아 등 개발도상국을 찾아 적정기술로 주민 생활을 개선한 사례를 소개하고 선교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안 교수는 한 네팔 유학생의 요청으로 전기가 닿지 않는 네팔 고산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한 ‘네팔 솔라 봉사단’을 조직해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그해부터 매년 서울대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과 함께 네팔 고산지역 마을을 방문했다.

2011년 8월 첫 방문지인 라마호텔에 주민 3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집집마다 LED조명을 설치했다. 이듬해 찾은 팅간 마을에선 약 2㎢(60만평) 면적의 지역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전신주 69개를 세우고 전기배선 시설을 넣었다. 2013년 찾은 콜콥 마을에선 태양광과 소수력, 풍력 등 3종류의 발전시설을 합친 트라이 하이브리드 (Tri-hybrid)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설치했다.

안 교수는 또 네팔의 많은 영유아들이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망한다는 사실에 주목, 예방백신의 유통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동용 백신 냉장고를 개발하고 오토바이 연료로 백신 냉장고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백신을 저온 상태로 유통시킬 수 있는 콜드체인 형성에 힘썼다. 올해부턴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적정기술 거점센터를 열어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고 농업 창업과 농산물 가공을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안 교수는 적정기술의 장점으로 “현지 마을에 인프라를 제공해 현지 선교사에게 장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세계 곳곳의 한국 선교사들과 교회의 중단기 선교사역에서 적정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과학기술과 물질문명의 유입이 현지 공동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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