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에 줄서기 한 극소수 정치검사가 문제” 기사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차담회를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강 장관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강 장관, 문 대통령,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검찰 개혁 방향을 직접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식 직후 가진 차담회를 통해서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은 흔들림 없이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직접 밝힌 것이다. 청와대는 개혁 반대 세력의 조직적인 저항 움직임에 맞서 일부에서 제기되던 타협론을 접고 고강도 개혁 드라이브를 계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당면과제는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확보하고, 무소불위 권력이 되지 않도록 민주적인 통제가 제대로 행해지는 검찰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도 마찬가지로 인권 옹호 등 여러 기능이 많은데 이런 역할을 검찰이 주도하면서 퇴색되고 제 역할을 못했다”며 “법무부도 탈(脫)검찰화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역할을 하는 법무부 장관을 모신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적임자 구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텐데 좋은 분들을 모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달라”고 독려했다. 검사들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면 정권을 위해서 줄서기 했던 아주 극소수의 정치 검사들에게 문제가 있을 뿐”이라며 “대다수 검사들은 초연하게 사회 정의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개혁 대상이 일부 정치검사에게만 맞춰질 것이라는 신호다.

다만 청와대는 개혁 반대 세력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검찰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개혁 반대 세력들이 결집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 전 후보자 사퇴 이후 조국 민정수석에게 분출되는 비토 여론도 그 일부로 본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조 수석 라인에 대한 조직적 저항이 구체화되고 있다”며 “개혁적 내각 인선이 진행되는 데 대한 공포심에 세력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수석은 개혁 어젠다를 설정, 주도해야 하는 문재인정부의 상징적 인물이다. 김 위원장 역시 경제민주주의를 기치로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책임질 개혁 인사다.

집단 저항의 첫 타깃은 강 외교부 장관이었지만 국민적 지지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안 전 후보자로 타깃을 옮겨간 것으로 청와대는 의심하고 있다. 안 전 후보자 검증이 ‘논문표절→저서→기고문→사생활’로 단기간에 급속도로 진행된 점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정권 초부터 특정 집단의 조직적인 비토가 이뤄진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현 정부의 개혁 성향에 거부감을 느끼는 인사들이 여러 루트로 반발하다보니 확대 해석됐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검찰 내부에서도 안 전 후보자가 낙점됐을 당시 안도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보수정권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등 기관 차원의 조작이 있다 보니 청와대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순 있다”며 “가장 국정동력이 강한 정권 초반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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