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부동산 정책은 ‘핀셋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은 중강도 대책이다. 급한 불은 끄되 지나친 충격을 가해 부동산 시장을 갑자기 냉각시키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사실 예상보다 빠른 문재인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 발표를 앞두고 강력한 시장 안정 대책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새 정부가 집권 첫해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으려다가 오히려 집값만 크게 올려놓은 노무현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번 대책은 7개월 전 발표한 11·3 대책의 틀을 유지하면서 청약조정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이 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 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등 대출 규제를 추가한 것이 핵심이다. 실수요자에게는 규제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되 부유층의 투기를 막기 위한 전매제한기간·재건축 조건을 강화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신중한 방식이다. 부동산이 과열되면 극단적인 규제에 나섰다가 경기가 침체되면 부양책을 발표하는 과거의 냉·온탕 정책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추가 검토하겠다는 말로 시장에 신호를 보낸 것도 정책의 연속성을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방식으로 긍정적이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11·3 대책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한계를 드러냈다. 부동산 이상 과열이 발생한 지역을 선별해 대응하고, 투기 수요는 억제하되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정책은 뜻이 좋은 만큼 실현하기 어렵다.

최근의 부동산 과열 현상은 저금리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돈이 서울 강남과 세종 등 특정 지역에 몰렸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가 급속히 바뀌면서 작지만 편리한 주택을 찾는 사람이 늘었으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부족한 물량에 발 빠른 유동자금이 몰리고, 초조해진 실수요자가 따라가는 악순환이 일부 지역에서 반복되면서 전반적인 시장 과열을 초래했다. 이는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6·19 대책이 과열된 시장을 냉각시키기보다 인근 지역 집값만 올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집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살 곳을 꾸준히 공급하는 내용의 장기적인 주택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매년 임대주택 17만 가구 공급 등 문 대통령의 공약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입안해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오는 8월쯤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대책이 부동산 시장은 위축시키면서 투기만 부추기는 획일적인 규제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심각한 수준인 가계부채 문제도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켜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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