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출범이 낳은 격세지감… 이철성 경찰청장과 이영렬 검사장 기사의 사진
이철성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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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강조하고 나선 이철성 경찰청장 “큰 시대 흐름 맞춰 전향적으로”

이철성(사진) 경찰청장이 고(故) 백남기씨의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청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는 사과를 받는 사람이 느껴야 한다”며 “농민회, 유족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도 이 청장은 백씨와 유족에게 공식 사과입장을 밝혔다. 백씨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581일 만이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알맹이가 쏙 빠진 껍데기뿐인 사과”라며 “무엇을 잘못했고 그 결과 고인과 유족에게 어떠한 상처와 피해를 입혔는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 청장은 여기에 대해 “유족 입장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의 사과는 인권 친화적인 경찰로 거듭나라는 새 정부의 주문과 서울대병원의 사인 변경이 맞물리면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6·10민주화항쟁 30주년 행사와 경찰인권센터에서 박종철 기념관을 찾아 느낀 소회도 있고, 큰 시대 흐름에 맞춰 인권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과 배경을 밝혔다.

사과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청장은 “국회나 기자간담회에서도 유감 표명은 계속했으나 유가족에게 와 닿지 않고 진정성이 없어 보였던 것 같다”며 “여러 상황 변화 때문에 (사과가 늦어졌다)”라고 해명했다.

백씨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그 부분은 검찰에서 수사를 통해 명확해져야 한다”며 “서울대병원에서는 그 부분까지 판단하진 않았다. 인과관계를 법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면직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수사 성과, 훗날 평가받을 것"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 결정이 된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사진)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 성과는 훗날 평가를 받을 것"이란 글을 남겼다.

이 전 지검장은 19일 검찰 내부 전산망에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제목의 글을 올려 "무엇보다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검찰가족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문제의 만찬과 이후 파장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특별수사본부 수사의 시작은 살아 있는 권력이 대상이어서 칼날 위를 걷는 사투와 다름없었다"며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주어진 직분에 최선을 다한다는 사명감으로 하루하루를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본 수사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승용차 배출가스 조작사건 등 중요 현안이 닥칠 때마다 수사의 모범을 세우겠다는 각오로 쏟은 노력과 헌신, 소중한 수사 성과는 훗날 평가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 실패와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등 재직 시의 성과는 완전히 묻혀버리고 불명예 퇴진하는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읽힌다. 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는 이 전 지검장의 글에 "감찰이 늘 그렇듯 참 비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이 폭풍도 지날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전 지검장은 국정농단 수사 종료 나흘 뒤인 지난 4월 21일 안태근(51·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과 저녁 식사를 하며 격려금이 든 봉투를 주고받았다가 감찰을 받고 지난 16일 면직이 확정됐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도 넘겨진 처지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사건을 부패사건 전담재판부인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에 배당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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