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2잔 값의 기적… 부안군이 이뤄낸 ‘반값 등록금’ 기사의 사진
전북 부안군이 올해 대학에 입학한 군민 자녀들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켜 줬다. 16일 열린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김종규 부안군수(앞줄 오른쪽 여덟 번째)와 장학생, 학부모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안군 제공
“김건우(전주비전대)씨, 김소류(충북대·여)씨, 김대홍(군산간호대)씨….” 한 사람씩 이름이 불려지고 장학증서가 전달되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박웃음이 쏟아졌다. “열심히 하세요.” “고맙습니다.” 각계의 격려 말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감사 인사가 이어졌다.

지난 16일 전북 부안의 한 웨딩홀. (재)부안군 나누미근농장학재단이 부안 출신으로 올해 대학에 입학한 학생 전원에게 1학기 등록금의 절반에 해당되는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가 열렸다.

수혜 학생은 전북권 109명, 서울 34명, 타·시도 172명 등 315명. 이들은 모두 군민들의 자녀들이다. 지역 대학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켜 준 것은 전국 지자체 중에서 부안군이 처음이다. 재단 측은 학생들이 고지 받은 등록금의 절반을 주기로 하고 1인당 최고 300만원까지 모두 3억7100여만원을 지급했다. 세 아들을 장성시키고 전북과학대에 입학한 김경자(52·여)씨는 36만6000원을 받고 만학의 꿈을 다지게 됐다.

이번 장학금은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의 정성으로 조성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컸다.

부안군은 2015년 장학재단 후원회를 결성하고 매월 1만원씩 자동이체로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열기가 높아져 후원 회원이 2년 만에 6030명으로 늘었다. 부안군민 5만6400여명의 10%가 넘는 주민들이 참여한 것이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대학에 들어가지 않고 기술을 익히고 있는 창업 준비생 8명과 성적 우수 대학생 4명 등 12명에게도 총 600여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졌다.

장학재단은 2004년 부안군이 3억원을 출연한 애향장학재단으로 설립됐고 2년 뒤 부안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큰 농장을 경영한 김병호(76)씨가 10억원을 쾌척한 것을 계기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1053명에게 총 12억49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재단 측은 앞으로 장학기금 300억원을 확보하고 정기 후원회원 1만명 동참을 이뤄내 대학 전 학년에게 등록금 절반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재단 이사장인 김종규 부안군수는 “전국 최초로 지역 대학신입생 전원의 1학기 ‘등록금 절반’을 지급할 수 있돼 군민들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이번 장학금은 사랑과 나눔으로 이룬 ‘커피 2잔 값의 기적’이며 교육자치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적의 씨앗을 뿌린 김병호씨는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은 가치가 있는 투자”라며 “장학생 모두가 미래 부안을 이끌 주역으로 커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안=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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