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갈등… 서소문역사공원 중단 위기 기사의 사진
서울 중구 의주로2가 서소문역사공원 조성 현장. 지난해 착공해 공정률 10%가량 진행됐지만 구의회의 반대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구 제공
구청장과 구의원들의 갈등으로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서소문역사공원 조성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중구는 19일 “지난 12일 중구의회가 서소문역사공원에 대한 ‘구유재산 관리계획’을 또 다시 부결시켰다”며 “21일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관련 예산 통과가 불투명하다”고 19일 밝혔다.

중구는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된 장소인 서소문공원 일대를 리모델링해서 지상은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간직한 역사공원으로, 지하는 순교자 추모관 등 기념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2014년부터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진행해 왔다.

그러나 중구의회 구의원들이 구가 요청한 2017년도 서소문역사공원 사업비 51억7000만원을 부결시키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관련 법에 따라 10억원 이상을 투입해 구 재산을 신축이나 증축, 건축하는 사업은 구의회에서 구유재산 관리계획 심의를 받게 돼 있지만 중구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중구는 서소문역사공원은 리모델링 사업이라서 의회 심의 절차가 필요 없다고 보고 공사를 진행해 왔으나 뒤늦게 행정자치부로부터 심의를 받으라는 유권해석을 받고 구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구의회는 지금까지 6차례 이 사업을 부결시켰다.

지난해 착공한 서소문역사공원 공사는 현재 10%가량 진행된 상태다. 중구에 따르면 지난해 예산으로 오는 8월까지는 공사가 가능하지만 올해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후엔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중구에서 예산 편성이 안 되면 시비나 국비도 집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총 사업비 575억원은 국비 287.5억원(50%), 시비 172.5억원(30%), 구비 115억원(20%)으로 충당한다.

중구는 “공사가 중단되면 현장 유지관리비로만 월 1억2000여만원이 들어가고 지금까지 들어간 110억원 공사비도 공중으로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서소문역사공원을 명동성당, 약현성당, 당고개성지, 새남터성지, 절두산성지 등과 연결해 ‘한국 성지 순례길’로 만들려던 중구의 계획도 발목이 잡혔다.

사업 심의를 부결시켜온 중구의원들은 중구가 막대한 예산이 드는 공사를 하면서 의회 심의 절차를 무시하거나 관련된 의회 질의에 대해 충실히 보고하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한 구의원은 “최창식 중구청장이 서소문역사공원, 동화동 지하주차장 등 이른바 ‘삽질예산’에는 막대한 돈을 쓰면서 구의회가 요청하는 출산장려금이나 국가유공자 예우 등 복지예산에는 동의해주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불통에 대한 항의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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