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욕망 먹고 자라는 부동산 투기, 쉽게 잡히지 않을 것” 기사의 사진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부동산 투기는 욕망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라면서 “오직 돈만을 좇는 투자는 결국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만다”고 충고했다.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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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다음 달 3일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서울과 경기·부산 일부 지역, 세종 등 ‘청약조정 지역’에 한해 10% 포인트씩 내려가고 서울 전역에서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한편 하반기에는 청약조정 지역의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이 최대 3채에서 1채로 줄어든다는 것이 골자다. 시장의 반응은 ‘강도가 약하다’는 비판과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쪽으로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고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김인만(47) 부동산연구소장을 22일 만나 6·19대책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새 정부 첫 부동산 정책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6·19 부동산 대책의 제목이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이다. 내수경기에 영향을 안 주고 주택시장 과열을 잡고 싶은 정부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고민이 많아질수록 복잡해지고 효과는 떨어지는 법이다. 청약조정 지역을 대상으로 청약, 대출, 재건축 규제가 포함됐지만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 같다. 현장중개사 등을 만나보면 합동단속도 나오고 규제도 나왔으니 이번 기회에 휴가나 다녀오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소나기는 잠시 피해가겠다는 얘기다. 관망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거래량은 일시적으로 줄어들겠지만 매매가 하락으로는 연결되지 않을 듯하다.”

-청약조정 지역의 LTV, DTI를 10% 포인트씩 내렸는데.

“이미 몇 년 전부터 가계부채 문제를 잡기 위하여 대출 규제는 계속 강화하고 있었고 은행 자율적으로도 정부에서 제시한 기준보다 더 강하게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대출받아서 하는 레버리지 투자는 많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여유자금으로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갭(gap)투자’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는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구입한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2, 3차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많다. 이들이 주로 노리는 지역은 서울과 부산이다.”

-이번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를 걱정하는 우려가 많은데.

“6·19대책의 제목에서 보듯 규제 타깃은 주택시장이다. 그것도 청약, 재건축, 대출규제이고 대상 지역도 기존 37개 지역에서 경기 광명과 부산 부산진구, 기장군을 추가해서 전국 40개 지역으로 약간 늘렸다. 어느 대책이든 대책 발표 후 관망 기간이 지나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지역과 부동산으로 풍선효과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대책이 부동산시장 과열을 잡을 수 있나.

“풍부한 유동자금과 투자욕망이 들끓고 있는데 한 번의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잡을 수는 없다고 본다. 부동산 투기는 욕망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다. 이 정도 규제로 쉽게 잡힐 괴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4년 동안 12번의 규제가 발표됐다.”

-8월에 종합대책이 나온다고 하는데 예상은.

“진짜 한 방이 나오려면 8월 전에 다시 심각한 과열 양상이 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다. 막상 투기과열지구가 나오면 상징적인 이미지 때문에 분위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큰 효과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청약조정 지역이라고 해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시 적용되는 규제 중 상당 부분을 이미 뽑아먹었기 때문이다. 분양권 전매제한, 재건축 조합원 주택 수 제한 등이 대표적이고 대출규제 강화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시 적용되는 규제인데 이번 6·19대책에도 사용됐다. 진짜 큰 한 방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임대소득세 강화 등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은.

“이번 대책에 이어 8월 가계부채 대책, 미국 금리인상까지 이어진다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조정은 불가피하다. 물론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렇게 예상된다. 금리와 부동산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절대관계는 아니라고 본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기일 때 금리인상이 핑계가 될 수는 있지만 직접 원인이 될 수는 없다. 10년 전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음에도 투자 열기는 더 뜨거웠다. 공급과잉 자꾸 이야기하는데 전국적으로는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있고 서울보다는 경기도 지방이 오히려 공급물량 증가의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 특히 서울은 인구밀도도 높고 신규 택지공급 방식인 수도권이나 지방과 달리 멸실(滅失)이 수반되는 재건축, 재개발 방식이기 때문에 입주물량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를 돌아보면 항상 규제 한 번으로 부동산 시장이 죽거나 살거나 하지 않는다. 고장 난 자동차와 같아서 출발할 때 제때 출발하지 않고 멈춰야 할 때 안 멈추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그렇다면 규제 한 번으로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규제가 여러 번 나올 수 있다. 예전처럼 ‘상승→규제→관망→상승’ 등과 같은 패턴이 반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가 여러 번 누적되는 동안 매매가 상승이 임계점에 도달하면 결국 꺾이는 것이 부동산이다. 한 번 꺾이면 서울의 경우 3∼4년 침체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실수요자에 조언을 해준다면.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섣부른 예측보다는 대책이 발표되고 여러 변수가 생기면 그때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를 보면 규제가 누적될 때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또 상승의 산이 높으면 하락의 골도 깊을 수 있어서 절대 무리하게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단기흐름은 상승과 하락의 등락을 거듭하는 것이 부동산이고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과 지가 상승이 반영되는 실물자산이기에 수요층이 두터운 인기지역은 10년 이상 길게 보면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 가급적 입주물량 영향이 제한적인 서울로 접근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는 좋을 것 같고 부동산 불패신화를 맹신해서 여러 채 마구잡이식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무엇보다 욕망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라 10년에 1∼2번 정도의 투자가 적당하지 오직 돈만을 좇는 투자는 결국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만다.”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단순하고 즉흥적인 규제는 부작용만 생길 수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나오자 주택 수 늘리기보다 똘똘한 집 한 채를 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버블세븐 지역 중대형 아파트가 폭등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발표될 땐 강남에 공급물량이 줄어든다는 불안감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규제 로드맵을 미리 알려주면서 정확한 시그널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김인만 소장은

LG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부동산에 입문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부동산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겠다며 30대 중반에 퇴사한 그는 연구소를 직접 만들며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로 변신에 성공했다. ‘부동산은 현장’이라는 신념을 갖고 지금도 전국을 누비고 있다.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 등에서 무료상담을 10년 넘게 하고 있고, 저서 ‘아파트 투자는 타이밍이다’ 등은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글=김준동 논설위원 jdkim@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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