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박상기 법무장관 후보자 “공수처 신설… 檢 개혁에 헌신” 기사의 사진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검찰 개혁을 추진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상기(65·사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7일 지명됐다. 박 후보자는 “학자 및 시민운동가의 경험을 기초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 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낙마한 안경환(69) 전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새 정부의 개혁 기조 부응을 자신의 최우선 임무로 삼겠다는 얘기다.

전남 무안 출신으로 독일 괴팅겐대에서 형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박 후보자는 1986년부터 연세대에서 법학을 가르쳐 왔다. 그에게서 배운 학생들은 박 후보자를 ‘다수설이나 법원 판례에 얽매이는 태도보다 독창적인 비판을 강조하는 교수’로 기억했다. 3시간가량 진행되는 연강에도 쉬는 시간을 좀체 갖지 않았고, 강의 도중 학생들의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면서도 곤란한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박 후보자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는 대신 형법의 까다로운 문제들을 시험문제로 자주 제시했다고 한다. 계좌에 잘못 입금된 돈을 소비한 사람, 학력 위조를 도와준 친구를 처벌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이런 그는 여러 차례 사법시험 출제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박 후보자를 사회참여적 지식인으로 기억하는 이도 많다. 그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검찰제도개혁위원회 위원으로,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의료법학회, 공공정책학회, 형사정책학회 등에서 활동하던 그는 동덕여대 이사장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도 지냈다. 지난달부터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다. 박 후보자의 오랜 지인들은 ‘올곧은 선비 스타일’ ‘조용한 행동파’ 등으로 그를 평했다. 검찰 간부를 지낸 한 법대 후배는 “학자지만 현실 감각이 뛰어나다”며 “정치적 색깔은 없는데 추구하는 노선이 지금 정부와 유사해 선택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가 언론과 학회지에 기고한 글들에서는 진보적인 정치적 성향과 반부패를 향한 열망이 엿보인다. 2014년 말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두고는 “그동안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받았던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으로 공안적 판단의 틀에 맞췄다는 느낌을 강하게 줬다”고 비판했다.

2015년 1월에는 동료 교수들과 “부패공화국 오명을 벗기 위해 정치권이 ‘김영란법’을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공동선언을 했다. 박근혜정부의 불통을 두고는 “술집 개가 무서우면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사나운 개와 같은 신하들이 군주 곁을 지키고 있으면 제대로 된 신하는 발붙일 데가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중에는 ‘다음 대통령의 자질’이라는 글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토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을 꾸리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앞서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후보자를 “검찰과 사법제도 개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법학자”라고 설명했다.

이경원 황인호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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