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후원은 한 인생을 바꿉니다”

후원한 심형섭씨와 후원 받은 김영권씨 아름다운 이야기

“이처럼… 후원은 한 인생을 바꿉니다” 기사의 사진
심형섭씨(왼쪽)와 김영권씨가 지난 16일 심씨가 원장으로 있는 서울 송파구의 치과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뒤 미소 짓고 있다. 두 사람은 14년 전 후원자와 후원아동으로 처음 만났다. 월드비전 제공
김영권(30)씨는 지난 16일 심형섭(46)씨가 원장으로 있는 서울 송파구의 치과를 찾았다. 1년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오지만 매번 빼먹지 않는 일정이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치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심씨가 보고 싶어서다.

“선생님 건강은 어떠세요?” “괜찮아. 그래 일은 할 만하니?” 익숙한 듯 서로의 일상을 묻는 두 사람은 14년 전 후원자와 후원아동으로 처음 만났다.

심씨는 2003년 친구 7명과 함께 월드비전 송파복지관을 통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와 청소년 5명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 김씨도 있었다. “교회 청년부에서 봉사팀으로 활동했던 친구들끼리 사회인이 된 후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해서 후원을 하게 됐죠.”

심씨와 친구들은 경제적 후원에 그치지 않았다. 후원아동들과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며 교제를 했다. 후원은 그렇게 2년가량 지속됐다. “시간이 지나며 사정이 변했어요. 유학을 가거나 이직을 하는 등 친구들이 생기면서 함께 후원을 이어가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후원을 그만하기로 합의했죠. 하지만 고민이 되더군요. 생각 끝에 개인적으로 영권이를 포함해 다른 한명의 후원을 이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월드비전의 경우 아동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후원이 종결된다. 하지만 심씨의 후원은 김씨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계속됐다. “사실 매달 후원하는 금액은 많지 않아요. 돈보다 중요한 건 꾸준히 관심을 갖고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관심은 실제 김씨에게 큰 도움이 됐다.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큰 힘이 됐어요.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죠. 덕분에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견뎠고, 대학졸업과 취업도 할 수 있었죠.” 김씨는 국내 대형 건설사에 입사한 후 2014년부터 베네수엘라에 파견돼 전기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선생님께 단순히 경제적 도움만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가치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셨어요. 주위를 살필 수 있게 됐습니다. 저 역시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친구들이 있다면 주저 없이 도울 생각입니다.”

심씨는 현재 월드비전을 비롯해 여러 비영리기구를 통해 국내외 10명의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다른 아이들이 행복해야 제 자녀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하나님은 우리를 더불어 살게끔 창조하셨잖아요. 무엇보다 후원한 아이가 건실한 사회인으로 잘 성장한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심씨는 후원을 받고 있는 아동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힘들 때 자신에게 권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꼭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위로받았으면 해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기도하고 성경을 읽어보면서 소망을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상황이 어렵고 힘들 수 있지만 잘 극복하면 나중에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나 동생들을 도와주고 일으켜 세워줄 수 있을 거예요.”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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