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통일’ 외쳤지만… 성도들은 무관심

기독교인 721명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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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은 한국교회의 오랜 기도제목 중 하나다. 2015년에는 서울광장에서 수십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 70주년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도 개최했다. 통일 관련 포럼과 세미나도 수시로 열린다. 그러나 일반 성도들은 통일에 대한 관심이나 열의가 높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벤트 위주의 통일운동이 갖는 한계라는 지적이 많다.

총신대 이현우(기독교교육학) 박사가 최근 한국기독교교육학회의 통일교육분과 학술지에 발표한 ‘통일에 관한 기독교인의 의식과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이상 기독교인 7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6%가 ‘통일에 전혀 관심 없다’, 56%가 ‘별로 관심 없다’고 답했다.

통일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23%를 차지했다. 이유는 ‘통일비용이 부담돼서’(43%)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남한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질까봐’(28%)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통일에 반대하는 20대(35%)의 비율이 다른 연령대(17∼22%)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20대는 통일에 반대하는 이유에서도 33%가 ‘지금 현 상태가 좋아서’라고 답변했다. 30대의 12%, 40대의 20%, 50대 이상의 10%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는 통일연구원이 일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결과와도 유사하다. 당시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분단 고착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비율이 20대에서 55%로 가장 높았다. 30대는 42%, 40대는 31%, 50대는 25%, 60대는 19%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현재의 분단체제 유지를 더 원한 것이다.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관리본부 연구부장은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심리는 통일을 실용적 관점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부장은 “젊은 세대는 이미 분단된 상황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남북이 나뉘어 있는 게 어색하지 않다”면서 “취업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통일이 되면 지금의 삶의 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평소 통일의 당위성을 알리고, 신앙인이 어떻게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교육을 게을리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도 나왔다. 이 박사의 설문조사 결과 교회에서 통일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3.9%에 그쳤다. 특히 20대 응답자 중에는 교회에서 통일 교육을 받은 이가 한 명도 없었다.

목원대 김정희(기독교교육학) 교수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통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만 했을 뿐, 구체적인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못했음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령대별로 통일에 대한 인식차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 교단 및 교회별로 교육과정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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