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역인재 할당제 ‘뜨거운 감자’ 기사의 사진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할당제가 취업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지역인재를 30% 이상 채용했으면 한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지역인재 할당제가 서울권 대학생들에게 역차별이라는 의견과 장기적으로 서울에 몰려 있는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하다.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할당제’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이다. 지방 이전 공공기관은 관련법에 따라 지역인재를 우선 고용할 수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었다. 문 대통령이 공약 이행 의지를 보인 뒤 국토교통부는 2일 현재 할당제 의무화를 검토 중이다.

논란의 핵심은 지역인재 할당제의 채용 기준이 ‘능력’이 아니라 ‘출신 대학’이라는 점이다.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27)씨는 “블라인드 면접 등 일부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방법으로도 지방대 출신들은 차별받지 않고 능력에 따라 채용될 수 있다”며 “차별을 막는 제도를 확대해야지 지방대만 채용하는 할당제를 두는 건 공정한 채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했던 남모(25·여)씨는 “공공기관들은 보통 지역인재로 그 지역 주요 대학을 나온 학생들을 채용한다”며 “그럼 공공기관이 많이 이전된 특정 지역의 지방거점 국립대 학생들만 혜택을 받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역인재 요건이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법상 ‘지역인재’는 기관이 이전된 지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등 최종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지방에서 초·중·고를 다녔어도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왔다면 지역인재가 아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조모(24·여)씨는 지역인재 할당제에 찬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조씨는 “나는 지방에서 고교를 졸업했지만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다는 이유로 지역인재가 안 된다니 허탈하다”며 “지방인재 기준을 최종학교에만 두지 말고 서울권 대학 출신도 다시 지방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포괄적인 기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지역인재 할당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여전히 지방은 사교육·경제적 측면에서 소외돼 대부분의 지방 출신 학생들은 지방대학으로 간다”며 “지역인재 할당제는 무조건 ‘인서울’ 대학을 가려는 풍토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도 “위축돼 있는 지방에 용기를 북돋아주는 차원에서 4∼7년 정도 일시적으로 시행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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