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태풍과 장마 기사의 사진
태풍과 장마 시즌이다.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347개다. 이 중 230개(66.3%)가 7∼8월에 집중됐다.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준 태풍은 1936년 8월 발생한 ‘3693호’다. 무려 1232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가장 큰 재산피해를 준 태풍은 2002년 8월의 ‘루사’였다. 피해액은 5조1479억원이다. 루사는 8월 31일 강릉에 하루 최다인 870.5㎜의 비를 퍼부었다. 제3호 태풍 ‘난마돌’은 올해 한반도 인근까지 북상한 첫 태풍으로 기록됐다. 다행히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제주도를 비껴갔다. 난마돌은 태평양 서북부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가 제출한 이름으로 자국의 유명 해상 유적지라고 한다.

예년보다 늦었지만 장마도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곳곳에 물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장마전선은 북쪽의 한랭 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과 남쪽의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만나 형성된다. 오호츠크해 기단이 강해지면 장마전선은 남쪽으로 이동하고 북태평양 기단이 강해지면 북상한다. 낮보다 밤에 비가 많이 내리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사이에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 태풍과 장마전선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은 고기압인 장마전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저기압은 바람이 중심을 향해 불어 들어오는 반면 고기압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3일 오전까지 많은 비가 내렸다가 오후부터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인 것도 ‘난마돌’의 영향이다. 폭우를 뿌리며 많은 피해를 줬던 장마전선이 약해지면서 남하한 것이다. 효자 태풍이었던 셈이다. 기상청은 앞으로 태풍 2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장마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마와 태풍이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농심(農心)을 적실 만큼의 비만 뿌리고 조용히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준동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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