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영석] 고소영, 성시경 그리고 유시민 기사의 사진
2008년 봄 정치권에 고소영이 등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내각 인선에 대한 야당 반응에서다. 이 전 대통령 출신 대학인 고려대와 소망교회, 영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점에 착안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였다. 강부자라는 별칭도 있었다. 강남 부동산 부자 출신 후보자를 의미했다. 불법 농지를 가진 한 후보자가 “땅을 너무 사랑해서”라고 했으니 이런 단어가 나올 만했다. 결과는 초라했다. 70%를 웃돌던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50%대로 급락했다.

2013년엔 고소영이 지고 성시경이 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인선에서 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면서다. 위성미라는 신조어도 함께였다. 위스콘신대, 성균관대, 미래포럼 출신 인사들을 일컬었다. 사미자(사랑의 교회-미래경영모임)도 있었다. 성시경 인사는 대거 낙마라는 인사 참사로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 인사 초반엔 긍정적 평가의 신조어가 많았다. 젠틀호동이 먼저였다. 젠틀한 외모, 호남, 운동권 출신이 주요 포스트를 차지하면서 붙여졌다. 기동민이란 좀 낯선 말도 있었다. 기자, 운동권, 민간인 출신의 약진을 의미한다. 지난 3일 첫 내각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야당은 일제히 유시민을 등장시켰다. 유명 대학, 시민단체, 민주당 보은 인사라는 의미를 담았다.

유명 인사 이름을 이용한 비판을 야당의 말장난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명 인사 이름은 국민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각인된다. 그만큼 비판 효과가 크다는 말이다. 이 같은 빌미를 제공한 인선 자체에 1차적 책임이 있다. 사적 연고에 기초한 코드 인사가 낳은 부산물인 셈이다.

코드 인사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국정 추진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도덕적 흠결이 큰 인사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비판은 멀리 하고 우리만 옳다는 인식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 이번에도 탕평은 대통령 취임사를 끝으로 자취를 감춘 듯하다.

글=김영석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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