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언제든 하나님이 거둬갈 생명, 뭘 할까… 고난에 처한 사람들 돕는 일 택했어요

지정오 월드비전 간사

[예수청년] 언제든 하나님이 거둬갈 생명, 뭘 할까… 고난에 처한 사람들 돕는 일 택했어요 기사의 사진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 본부에서 지난 5일 만난 지정오 간사가 본인이 생각하는 나눔의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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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외동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항시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형제 없이, 별다른 부족함 없이 자란 아들이 혹 나눔에 인색할까하는 우려에서였다. 양보하는 것을 생활화하도록 했다.

“나눔에 대한 개념은 그렇게 부모님을 통해 배웠어요.”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 본부에서 만난 지정오(29) 간사는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비정부기구(NGO)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봉사정신이 투철할 것’이라는 생각에 다짜고짜 ‘언제부터 이타심이 그렇게 많았냐’고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지 간사는 월드비전의 교회협력팀에서 일하고 있다. 식수지원, 소득증대사업 등을 하는 월드비전의 해외사업장에 한국 후원자들이 방문해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고, 때론 교회 등에서 후원 모금을 하는데 참여하기도 한다.

부모로부터 교육을 받아 나누는 것에 익숙하다고 모두가 NGO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지 간사에게는 몇 번의 계기가 있었다. “제가 한동대에 편입했을 때 학교에서 친해진 친구가 있었어요. 가치관도 잘 맞고, 신앙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눴죠. 그런데 그 친구가 뜻하지 않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죠.”

그 친구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스라엘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사고로 사망한 박소연씨다. 한동대는 2015년 박씨를 순교자로 지정했다.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하나님이 언제든 내 생명도 거둬가실 수 있다. 때문에 남은 생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선물이다. 그 선물을 그냥 허락하신 것은 아닐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 간사는 사회복무요원이 됐다. 복무 장소는 공교롭게도 월드비전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복지관이었다. “제가 초등학생 때 반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었어요. 당시 급우들이 그 친구를 심하게 놀리고 괴롭혔어요. 결국 그 친구는 자살을 기도했죠. 급우들의 행동이 잘못된 걸 알았지만 저는 방관만 했어요. 자책을 심하게 하면서 트라우마가 생겼고, 때문에 장애인들을 대할 때 조금 힘들었어요. 하지만 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을 돌보는 분들의 헌신을 보고 저도 참여하며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교감하는 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죠.”

복무를 마치고, 지 간사는 3개월간 국제오엠선교회의 선교선박인 로고스호프호를 탔다. ‘떠다니는 작은 유엔’으로 불리는 로고스호프는 세계 각국에 정박해 도서전시·판매, 의료봉사 등 활동을 펼친다. 전 세계 60개국에서 4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선교사들이 승선해 있다.

“로고스호프에 있으면서 세상에 갖가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목격했죠.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젊음을 내던지는 사람들도 역시 많다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더군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결심했죠. NGO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 시기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NGO의 동향에 집중했다. 자리가 났을 때 상시채용을 하는 경우가 많아 수시로 공고가 났는지 살폈다. 그러다 2015년 초 월드비전에서 직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고 합격해 그해 5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지 간사는 이제 조금 업무가 익숙해졌다고 했다. “오랜 기간 일하지는 않았지만 NGO에서 일한다는 건 결국 고난 중에 있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치 있다고 여기며 끊임없이 그것을 좇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와 명예를 얻기는 어렵지만 상관없어요.”

지 간사는 NGO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당부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세상에는 각국에서 구제활동을 하거나 어린이들을 교육하거나 동물들을 돌보는 등 각 영역에 특화된 NGO들이 참 많이 있어요. 막연히 ‘NGO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넘어서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살피고, 자원봉사 등을 통해 그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NGO와 자주 접촉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겁니다.”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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