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명희] 개한독립만세 기사의 사진
예부터 매우 무더운 초복, 중복, 말복 등 삼복에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었다. 단백질을 보충하고 뱃속을 따뜻하게 해 질병을 막기 위해서다. 보신탕은 이승만정부 때 프란체스카 여사의 건의로 개고기 식용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불린 이름이다. 1984년 서울시가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개장국을 혐오식품으로 지정해 판매를 금지하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영양탕, 사철탕이란 이름도 생겨났다.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 부른다.

인류가 개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부터다. 중국의 양소, 용산 유적지나 우리나라 김해 회현동 조개무지 등 신석기 유물에서 개 뼈가 출토되고 있다. 고구려 안악 3호(4세기) 고분 벽화에는 도살된 개의 모습이 양, 돼지와 함께 그려져 있다.

개고기 식용에 관한 언급은 중국 사마천의 사기에 처음 등장한다. “진덕공(秦德公) 2년(기원전 679년) 삼복날에 제사를 지냈는데 성내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해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았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 시대 유학자들은 ‘공자가 먹던 음식’인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 강진에 유배 간 다산 정약용은 흑산도에 귀양 간 둘째 형 정약전에게 “흑산도의 수백 마리 들개들을 놔두고 영양실조를 염려하시다니요. 박제가의 개고기 요리법을 보낸다”며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개 식용 금지는 오래된 논란거리다.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은 야만인”이라고 비난해온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1994년 김영삼 대통령에게 개 식용 금지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애완동물을 잡아먹는 종족들을 소개했다. 돼지를 먹는 뉴기니 사람들, 소를 먹는 동아프리카 딩카족이나 아프리카의 마사이족 등이 그들이다.

초복을 앞두고 동물보호단체와 수백명의 시민이 지난 주말 서울광장에서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STOP IT 이제 그만 잡수시개’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개들이 개고기에서 해방된다는 의미로 ‘개한독립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반대로 지난 6일에는 개농장주들로 구성된 대한육견협회 등이 개고기 합법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말 미국 하원은 세계적으로 개와 고양이 식용거래 금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내면서 중국과 한국 등을 지목했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이다. 굳이 ‘반려견’을 식탁에 올리는 게 적절한지 생각해볼 때다.

글=이명희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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