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기독교 세계] 분노한 콥트 기독교인들, 가슴 속엔 용서가…

[시선, 기독교 세계] 분노한 콥트 기독교인들, 가슴 속엔 용서가… 기사의 사진
이집트 카이로의 콥트교회에서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발생한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은 콥트 기독교인의 관이 묘지로 옮겨지고 있다. 국민일보DB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이집트 북부 민야주에서 수도원으로 향하던 콥트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했다. 이 테러로 어린이, 노인 등 29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4월엔 부활절 직전 일요일인 종려주일을 맞아 예배를 드리던 콥트교회 두 곳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이 일어나 1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콥트 기독교인이 대상이 된 테러로 발생한 사망자 수만 125명. 그동안 “원수 갚음은 하나님께 맡겨야 할 일”이라며 인내해 온 콥트 기독교인들도 결국 참았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제이슨 캐스퍼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T) 에디터는 테러 후 이집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상을 전했다. 그는 테러 희생자들의 장례 행렬이 시위로 바뀌어 가는 모습에서 콥트 기독교인들의 분노를 목격했다. 시위대는 “우리의 영혼과 피로 되갚아주겠다”고 소리쳤고 일부는 “원수를 갚겠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죽겠다”고 외쳤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전통적 콥트 영성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연일 ‘콥트 기독교인들이 희생될 때마다 우리의 지도자들이 쏟아내는 말에 구역질이 날 정도다’ ‘지도자가 칼을 바르게 사용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등 이집트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캐스퍼는 죽음과 상실의 고통 속에서도 콥트 기독교인들의 가슴에 여전히 용서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마틴 아카드 아랍침례신학교 최고연구관리자의 말을 통해 “명예, 수치, 복수의 문화에서 용서하고 복수하지 않기로 다짐함으로써 콥트 기독교인들이 놀라운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또 “콥트교회가 분노와 정죄 대신 용서, 기독교 공동체의 증언을 가르치며 스스로 믿음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캐스퍼는 중동에 성지여행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의 탄압 받는 크리스천들을 도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한때 최고 73억 달러까지 올라갔던 이집트의 관광 수입이 ‘아랍의 봄(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촉발돼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확산된 민주화운동)’ 이후 76%나 줄었다”면서 “관광객 감소는 해당 지역의 크리스천 관광업 종사자들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고 설명했다.

아델 엘겐디 이집트 관광개발청 팀장은 “이집트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콥트 기독교인이 패키지여행 전문 업체의 절반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로의 구도심을 통과하는 ‘성가족 루트’는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 깊은 교회들을 자랑하고 있지만 지금은 유령마을을 방불케 한다. 기념품 상점들은 수입이 90% 감소해 울상을 짓고 있다.

요르단 내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2%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역 목회자들은 “외국에서 온 크리스천 여행자들이 요르단의 기독교 공동체를 방문할 때 큰 용기를 얻는다”고 입을 모은다. 요르단의 기독교인들에게 나라 밖에도 ‘가족’이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한국판 7/8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080-586-7726·ctkorea.net).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