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검증] 脫원전 전기료 얼마나 올라갈까?… 계산 방식·기준 따라 제각각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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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부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가진 고리 1호기 핵발전소 영구정지 기념사에서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라며 탈원전을 선언했다. 앞서 정부는 30년 이상 노후한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가동 중단을 발표했다.

문재인정부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은 미세먼지와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들은 이 같은 정책을 반기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야당은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라는 자료를 속속 배포했고 환경단체는 인상폭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탈원전-탈석탄 하면 전기료 오를까?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며 배포한 자료들을 보면 일단 전기료가 인상한다는 내용은 동일했다. 그러나 인상폭은 제각각이었다. 원자력·석탄화력 발전소 가동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한다는 가정하에 국민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은 1년에 3만∼31만원으로 분석됐다.

가장 먼저 전기요금 인상 연구자료를 낸 기관은 국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신정부 전원 구성안 영향 분석’ 보고서는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원자력과 석탄화력의 발전량 비중을 2016년보다 각각 12.1% 포인트, 15.9% 포인트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15.2% 포인트 높이면 발전비용은 지난해보다 21%(11조6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기요금이 21% 상승한다는 뜻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4인 가구의 한 달간 평균 전기요금은 5만3000원이었다. 전기요금이 21% 오르면 6만4130원으로 가구당 연간 13만원 정도 인상되고 매월 1만1130원을 더 내야 한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전기요금 인상폭은 더 컸다. 한전의 전력구입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2030년이면 2016년보다 가구당 연간 31만4000원가량 오를 것이라고 했다. 전력구입단가가 ㎾h당 2016년 82.76원에서 평균 19.96원(17.9%) 올라 전기요금도 이만큼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31만원은 용도별 요금 구분 없이 평균치로 발표한 것이다. 용도별로 분류하면 주택용은 6만2391원 오르고 산업용은 1320만7133원, 교육용은 782만4064원, 일반용 82만2900만원 인상됐다. 이렇게 되면 매월 300㎾h를 사용하는 가정은 2030년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의 인상액은 연간 2만328원이 된다.

녹색당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료 인상폭은 확 줄었다. 매월 300㎾h를 사용하는 가정이 2015년 한 달 전기 사용 요금으로 2만5619원을 냈다면 2030년엔 2709원 많은 2만8328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상 요금 제각각 이유는?

전문가들은 계산 방식과 기준에 따라 인상 요금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 유승훈 교수(에너지환경대학원장)는 “생산원가를 적용한 곳도 있고 정산단가를 이용한 곳도 있었다”면서 “시점도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곳이 있고 탈원전-탈석탄을 완료하는 2030년을 비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발전단가가 저렴해지는 것은 반영하지 않았다.

민간단체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권승문 연구원도 “재생에너지는 이제 시작 단계로 설비 등 투자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로 인해 석탄발전이나 원전에 비해 단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LNG는 석탄이나 원전보다 세제 혜택을 덜 받아 단가가 높았다. 현재 ㎏당 석탄의 개별소비세는 30원이고 LNG는 60원이다. 반면 수입할 때 석탄은 무관세였고 LNG는 관세를 물어야 했다. 에너지 세제에 따라 발전단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반영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우게 되면 신재생에너지의 단가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7차 기본계획은 석탄발전과 원전 비중을 높이는 쪽에 집중했다.

발표하는 곳에 따라 입맛에 맞는 시나리오로 전기요금을 계산한 것도 인상차를 유발했다.

정 의원실의 경우 한국전력에서 제출한 3가지 시나리오 중 한 가지만 사용했다. 한전이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를 보면 “정 의원의 요청에 따라 시나리오별 전력구입비 변동 단가를 3개 시나리오로 나눠 제출했지만 시나리오 3을 기준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1과 2의 전력구입비 단가는 ㎾h당 각각 80.23원과 86.09원으로 지난해 한전의 전력구입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았다.

반면 녹색당은 LNG가 기존의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늘려가는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해 전기요금 인상폭을 산정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그나마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내놓은 자료가 문 대통령의 공약을 반영해 향후 에너지 정책을 감안한 가장 현실적인 자료라고 설명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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