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층 사다리’는 끊어졌다… 서울 7개 의대 소득분위 최초 분석 기사의 사진
서울권 주요 의과대학에 고소득층 자녀가 압도적으로 많이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소득층 자녀 8명이 ‘인(in)서울’ 의대에 진학할 때 저소득층 자녀는 1명 정도만 경쟁을 뚫고 의대생이 되고 있었다. 중간 소득층은 의대 진입로가 더 좁았는데 최상위 소득층 10명당 1명꼴이었다.

이는 국가장학금 신청으로 소득 수준이 파악된 경우로 한정된 수치다. 국가장학금 미신청자가 신청자보다 더 많기 때문에 경제적 격차가 교육 시스템을 매개로 대물림되는 현상은 이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한국장학재단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제출한 ‘2016학년도 의대 국가장학금 소득 분위별 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권 7개 주요 의대 재학생 중 소득 최상위층인 10분위 재학생은 469명이었다. 7개 의대는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가나다순) 등이다.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생 집안의 소득인정액을 계산한 뒤 1∼10분위로 구분해 국가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 9분위 이상은 고소득층으로 보고 지원하지 않는다. 2016학년도 1학기 당시 10분위 소득인정액은 월 1170만원 초과였다.

10분위 469명은 다른 모든 계층을 압도하는 수치다. 2016학년도 1학기에 7개 의대에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인원은 1060명이었는데, 서류 미비 등으로 탈락한 55명을 제외한 1005명의 소득이 파악됐다(표 참조). 기초생활수급권자∼2분위는 184명이었다. 분위별 평균 61명으로 10분위의 8분의 1 수준이었다. 중간 소득층인 3∼8분위 평균은 44.6명으로 10분의 1이었다. 중간 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적은 이유는 명문대나 법학전문대학원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두터운 장학금 혜택을 받는 저소득층과 성적이 우수한 고소득층 사이에 끼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10분위가 168명으로 국가장학금 신청자의 66.7%에 달했다. 기초수급자∼9분위를 모두 합쳐도 한참 못 미친다. 반면 연세대는 10분위 32.1%(74명), 중앙대 39.8%(49명)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고려대에 부유층이 집중됐다고 보긴 어렵다. 국가장학금 미신청자가 있기 때문이다. 7개 의대 재학생은 3471명이었는데 2411명(69.4%)이 신청하지 않았다. 연세대는 83.5%(955명)가 미신청자였는데 고려대는 46.8%(233명)였다.

6년을 다녀야 하는 의대는 등록금만 연간 1000만∼1200만원 수준이다. 학습량도 많아 아르바이트가 힘들다. 정부가 학비를 내준다는데 거부하는 인원은 소득 공개를 꺼리는 부유층, 과거 9분위 이상으로 판명된 인원이 대다수일 것으로 교육 당국은 추정한다. 국가장학금 성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거나(B학점 미만) 교내외 장학금 때문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일부 포함됐지만 다수는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

김병욱 의원은 “교육이 예전엔 계층 격차를 극복하는 수단이었지만 이제 격차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됐다”며 “고교 체제나 입시 제도를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고 영·유아부터 체계적으로 정책을 설계해 교육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이도경 구자창 안규영 기자,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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