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검증] 최저임금 1만원, 소상공인 폐업 도미노?… 인상 직격탄 맞는 80%가 영세업체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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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마감시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단번에 1만원으로 올리자는 노동계와 2.4% 인상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는 사용자 측은 평행선만 긋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최저생계비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게 맞는 주장일까.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소상공인 폐업 도미노가 실제로 벌어질까. 최저임금을 둘러싼 양측 주장을 검증해봤다.

최저임금 인상폭은 매년 논란거리다. 가능한 한 많이 올리고자 하는 노동계와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사용자 측 입장은 대립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최저임금 목표치(2020년 시간당 1만원)가 제시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최저임금 심의 과정은 여느 해보다 논란이 뜨겁다. 2020년 시간당 1만원이 되려면 앞으로 3년간 매년 평균 15.7%를 인상해야 한다.

노동계는 한발 더 나아가 당장 2018년 1만원을 요구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인상됐을 때 그 임금을 부담해야 하는 주체가 소위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이 아니라 대부분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라는 주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우려하게 만든다. 최저임금 수준 근로자가 많은 한국 사회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부담을 떠안아야 할 영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고통을 분담할 보완 방안이 적극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 최저임금, 최저생계비 못 맞추나?

최저임금은 정부가 가이드라인처럼 정하는 기준이 아니다. 원칙적으로는 노동자, 사용자, 공익위원이 모여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정하는 일종의 협상 결과물이다.

구매력평가 환율 기준 한국의 실질 최저임금은 연 1만3668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연 1만3698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특별히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대선 주요 공약으로 등장한 것 자체가 한국의 최저임금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이 낮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저임금이 임금 하한선으로 쓰이기보다는 ‘기준임금’처럼 사용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201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6470원으로 정하면서 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한 근로자가 336만여명(17.4%)에 달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이 ‘근로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월급 기준으로 환산한 최저임금은 135만2230원이다. 이는 정부가 복지 대상자를 선정할 때 사용하는 소득기준(기존 최저생계비)상 ‘2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의 60%(168만8669원)’에 못 미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가구 내에서 혼자 일하는 근로자가 필요로 하는 생계비) 기준으로는 미혼 1인 가구의 생계비(2016년 기준 169만3889원)도 안 된다.

최저임금 인상하면 소상공인 줄도산?

실제 여러 연구 결과 한국의 최저임금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급격하게 인상할 경우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올랐을 때 이를 실제 감당해야 하는 주체는 사용자다. 사용자 중에서도 이미 근로자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인 대기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의 54%가 5인 미만 사업장, 27%는 5∼29인 사업장 근로자였다.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영향 받는 사업장의 80%가 30인 미만 영세·중소사업체라는 얘기다.

한국노동연구원 오상봉 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이 가계·기업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4인 이하 영세 사업체의 경우 최저임금이 평균 임금보다 6% 높게 인상될 때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도매, 상품중개업과 개인서비스업에서 그 증가 부담은 더 커진다”고 밝혔다.

더욱 문제는 영세 사업체는 현재 최저임금도 부담하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는 지난해 13.7%였는데 이들 중 67.8%가 1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속해 있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에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 연구위원은 “영세 사업체 경영 원가를 보면 임대료 비중이 커서 조금만 올라도, 최저임금 인상만큼 부담이 커진다”면서 “임대료 대폭 인상을 억제하는 것이 영세 사업자 원가 압박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 방안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민정책연구원 박영삼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하겠다면, 3∼5년에 걸친 산업 합리화 정책, 공정거래질서 확립 종합계획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이석희 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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