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이언주 의원의 舌禍 기사의 사진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의 말이 말을 낳고 있다. 학교 급식조리원들을 ‘밥하는 아줌마’ ‘간호조무사보다 못한 요양사 정도’ 등으로 비하해 이번 주 내내 시달렸던 그가 또 구설을 자초했다. 이 의원은 12일 안철수 전 대표의 제보조작 사과에 대해 “패배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 후보가 마치 대선에 져 정치보복을 당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는 앞서 비정규직 파업 노동자들을 ‘미친 X들이다’로 표현했고, 새 정부의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방침에 대해서는 “생산성이 낮은 하급 공무원직은 추천이나 할당도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무시하는 사고방식이 그대로 담긴 설화라 할 수 있다.

정치인에게 말은 절대적 수단이다. 특히 세상을 보는 정치인의 인식이 그대로 담긴 어휘 선택은 가장 엄밀한 소통 과정이어야 한다. 한마디에 따라 정치인의 평판이 좌우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정적인 이미지의 하나가 ‘말을 함부로 하는 정치인’이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떠올리면 ‘막말’을 연상케 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홍 대표는 대선 직전 한 인터뷰에서 험하고 가벼운 그의 입에 대해 질문을 받자 “막말은 가장 서민적인 말”이라고 대답했다. 서민을 막말하는 부류로 규정짓는 막말을 또 했다. 마크 트웨인은 “적절한 단어와 거의 적절한 단어의 차이는 번갯불과 반딧불의 차이와 같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는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말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전도유망한 여성 정치인이었다. 서울대학을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여러 어려움을 딛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에서의 역할도 기대됐다. 그런 그가 ‘말의 감옥’에 자꾸 갇힌다. ‘막말 정치인’의 반열에 스스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생각의 틀을 확 뜯어고치지 않는 한 그 구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글=정진영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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