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 사모it수다] 사모님은 ‘낄끼빠빠’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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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는 신조어 중 ‘낄끼빠빠’라는 말이 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는 뜻이다. 분위기를 파악해 융통성 있게 행동하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요즘 젊은 사모들 대화에서도 ‘낄끼빠빠’가 우스갯소리로 자주 등장한다. 성도도 아니고 목회자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의 사모들이 ‘교회 안에서 내가 어디에 서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현실 때문인 듯하다.

여름 사역을 앞두고 A사모도 이런 고민에 빠졌다. 남편은 교회에서 중등부 교육 부목사로 섬기고 있다. 교육부 여름 수련회를 앞두고 중등부와 고등부 사이에 오해가 발생했다. 수련회를 준비하다 누군가의 실수로 행사 당일 진행돼야 할 일정에 펑크가 난 것이다. 문제는 두 부서 모두 “우리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이런 터에 고등부 목회자 아내인 B사모가 중등부 교사 회의시간에 찾아왔다. 그는 “이 문제는 중등부 교역자가 실수한 부분이어서 우리 남편은 잘못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사모의 행동에 교사들은 당황했다. A사모는 부서 간에 생긴 오해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자기 남편과 부서를 옹호하는 B사모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놓고 자신도 ‘나서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그냥 참고 넘어가려니 왠지 억울한 것 같고 속상했지만, A사모는 교사들과 남편이 마음의 평강을 찾도록 하나님께 기도하는 방법을 택했다. 얼마 후 A사모의 기도대로 문제는 잘 해결 됐다. B사모도 “경솔하게 행동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목회자인 남편과 함께 부르심을 받은 사모가 교회와 사역에 관심이 없다면 그 또한 잘못된 일이지만,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것과 무슨 일이든 나서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B사모처럼 나서야 할 때를 분별하지 못하면 자신을 부끄럽게 할 뿐 아니라 남편 목회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교회 사역에 적극 동참하는 사모도 있다. C사모는 성도들과 함께 교회에서 진행하는 교육훈련을 함께 듣고 있다. 첫 강의가 끝나고 성도들로부터 “사모가 함께 강의를 듣는 게 불편하니 빠져 달라”는 얘기를 듣고 큰 상처를 받았다.

자신 때문에 불편해하는 성도들, 그 때문에 곤란해질 남편이 걱정돼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C사모는 훈련받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먼저 나서서 이들을 사랑으로 섬겼다. 성도들이 덥지 않도록 강의실에 일찍 도착해 에어컨 온도를 적절하게 맞춰 놓고, 손수 만든 간식과 차도 직접 준비했다. 그리고 고민을 함께 나누며 기도의 동역자로 나섰다. 이런 사모의 섬김과 헌신에 불편해하던 성도들은 오히려 더 깊은 교제를 하게 됐다.

일부 성도는 사모가 교회 일에 적극 나서면 나선다고 비난하고, 소극적이면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모는 사역 현장에서 순간순간 망설이고 고민하는 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 때로는 사모도 말실수를 하고 상처를 주고받는다. 오해로 억울한 경우를 당할 때도 있다.

십자가는 예수님이 홀로 져야 하는 사명이었다. 목회도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누구도 대신 질 수 없었던 것처럼 때로는 사모 홀로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가 있다. 외로워도 내 옆에서 함께 걷는 예수님을 보며 묵묵히 가야 한다.

7월, 대부분의 교회에서 여름 사역이 진행되고 있다. 사모에게도 더욱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귀한 영적 결실이 주렁주렁 맺히는 사역의 현장이 되기를 기도한다.

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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