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개성 넘치는 전시들… 어디부터 가볼까 기사의 사진
방학을 맞아 학생 관객을 겨냥한 전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마련한 ‘구글과 함께하는 반짝 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기가 픽셀 이미지를 관람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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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이면 초중고생이 일제히 방학에 돌입한다. 산과 계곡, 바다로의 피서는 잠시, 대부분의 날을 ‘방콕’하기 십상이다. 거실에서 게임하는 아이들과 티격태격하는 집도 많을 것이다. 집 밖으로 나와 전시장 피서는 어떨까. 재미와 지식은 물론 IT기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인류의 역사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등 개성 있는 전시를 소개한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운영하는 ‘구글과 함께하는 반짝박물관’은 미국 IT기업 구글과 협업한 ‘구글 아트 앤 컬처’ 프로그램이다. 자칫 고루하게 다가올 수 있는 우리 유물이나 세계 문화유산을 인공지능(AI) 기술, 가상현실(VR)·360도 영상, 기가픽셀 이미지 등을 활용해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조선 후기의 풍속도인 태평성시도. 상업 농사 결혼 과거시험 등 당시의 풍속을 전하는 이 병풍 그림에는 무려 2100여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개미 같은 크기에 어두운 전시장에서는 인물들이 보일락 말락 한다. 그런데 기가픽셀 이미지를 활용하면 장날 옷감을 팔고 밥을 사먹는 등 다양한 포즈의 인물들이 눈앞에 걸어 나오듯 구체적이고 실감난다. ‘틸트 브러시’(VR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3D 공간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 구글의 프로젝트) 등 일부 교육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해야 참가할 수 있다. 8월 27일까지.

무료.

코끼리가 빼딱구두를 신는다? 서울 성동구 헬로우뮤지엄의 ‘동네미술관 한 바퀴’는 이런 흥미진진한 소재의 작품을 내놔 아이들이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미술 감상 습관을 길들여주기에 딱 좋은 전시다. 하이힐 신은 코끼리와 거대한 여행가방, 넥타이로 만든 길 등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엄마의 사랑과 고충, 아빠의 책임감과 고단함, 아이들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9월 30일까지. 관람료 5000원.

미술관에 동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 하는 ‘미술관 동물원’.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주인공은 한결같이 펭귄 침팬지 개 악어 등 친숙한 동물이다. 그렇다고 놀이공원 동물처럼 그저 유쾌하게 보자고 만든 전시는 아니다. 정영목 서울대미술관장은 “동물원이라는 다소 즐겁고 밝은 이미지의 공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잔혹함과 권력, 폭력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며 “현대미술작품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재정립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14명 작가 작품 50여점을 통해 우리가 문득 떠올리게 되는 것은 자본주의와 산업화 물결에 동물들은 애완동물이 되거나 동물원에 갇히거나 실험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최민건은 ‘동물의 응시’라는 연작을 통해 동물을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격상시킨다. 개 초상화의 슬프고도 깊은 눈빛, 초등생도 그 눈빛을 통해 뭔가를 느낄 수 있다. 현대미술이라고 주눅들 거 없다는 얘기다. 전시는 8월 13일까지. 관람료 2000∼3000원.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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