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기 주자 쑨정차이 교체… ‘포스트 시진핑’ 지각변동 기사의 사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이후 중국을 책임질 유력주자로 손꼽히던 쑨정차이(53) 충칭시 서기가 비리 조사설과 함께 전격 교체됐다. 올가을 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이 거론되던 쑨정차이의 승진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물론 낙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후임 충칭시 서기에 시 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56) 구이저우성 당서기가 임명되면서 차기 권력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1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자오러지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 부장은 전날 충칭영도간부회의에서 “중앙 정치국 위원 쑨정차이가 충칭시 당서기를 겸임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충칭시 당서기에는 천민얼이 임명됐고, 쑨정차이의 이후 직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관례상 회의에서는 전임자의 업적을 요약 보고하고 새로 직책을 맡은 인사가 전임자에 감사를 표해야 한다. 하지만 쑨정차이는 교체가 발표된 회의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홍콩 명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쑨정차이가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 참석했다가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회의를 보도한 CCTV 화면에도 쑨정차이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쑨정차이의 갑작스러운 교체에 대해 중화권 언론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명보는 쑨정차이가 부인과 관련한 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비리 혐의로 낙마한 허팅 전 충칭시 공안국장과의 연루설도 제기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쑨정차이가 허팅과 같은 산둥성 룽청현 출신”이라며 허팅 사건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리로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와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과 관련해 쑨정차이가 지난 2월 당 기율위로부터 “보시라이와 왕리쥔의 사상적 해악을 척결하지 못했다”고 자아비판을 하도록 지시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쑨정차이는 원자바오 전 총리의 지원 속에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최연소로 정치국 위원에 발탁됐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권력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로 분류되는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함께 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해 차세대 지도자로 거론됐다. 한국의 유력 정치인과 경제인들도 중국을 방문하면 쑨정차이를 만나왔다.

하지만 이번 비리 조사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쑨정차이는 18차 당 대회 이후 당국의 조사를 받고 낙마한 첫 정치국 위원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쑨정차이의 몰락으로 ‘쑨정차이-후춘화’라는 포스트 시진핑 시대의 양강 구도가 깨질 조짐을 보이면서 천민얼의 부상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민얼은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측근 그룹인 ‘즈장신군(之江新軍)’의 대표주자다. 저장성 서기였던 시 주석이 현지 저장일보에 매주 한 차례 쓰던 칼럼 ‘즈장신위(之江新語)’ 초고를 4년 동안이나 썼을 정도로 시 주석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저장성의 선전 부문을 담당한 지방관리였던 천민얼은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뒤 전국구 지도자로 부상했다. 2012년 구이저우성으로 옮겨 부서기 등을 거쳐 2015년 7월 구이저우성 서기로 승진했다. 이번에 요직인 충칭시 서기로 자리를 옮기면서 19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 진입이 더욱 유력해졌다. 나아가 2022년 20차 당 대회 이후 상무위원으로 올라선다면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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