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사 필요한 부분 檢 인계”… 檢, 작성자·출처 조사 불가피 기사의 사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3일 재판 출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건' 공개로 다시 특검과 검찰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시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정부 시절 민정비서관실에서 발견된 이른바 캐비닛 문건의 사본을 넘겨받아 본격적인 분석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이들 문건 중 문건 작성 경위 등 수사가 필요한 부분을 추려 검찰에 인계할 방침이라고 16일 밝혔다. 해당 문건 작성 시점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던 인력들에 대한 대규모 검찰 조사도 예상된다.

지난 14일부터 캐비닛 문건들을 송부받기 시작한 특검팀은 공소유지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무엇이 있는지, 검찰 수사가 필요한 부분은 어떤 게 있는지 살피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로부터 문건에 대한 증거능력을 부여받기 위한 사전 준비 과정인 셈이다.

현재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일부 공개된 문건들은 작성 시기와 작성자 등이 완전히 특정되지 못한 상태다. 메모나 자필도 있기 때문에 과연 누구의 발언을 누가 언제 옮겨 적은 것인지, 어느 수준의 국정 관련 문건인지 등을 더 확인해야 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캐비닛) 문건의 작성 출처,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 필요 없이 바로 제출이 가능한 부분은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은 검찰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서의 진정성립 차원에서 수사가 필요한 부분은 검찰이 조사토록 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특검이 주요 문건들을 검찰에 인계해 추가 조사가 벌어지게 된다면 2014년 6월∼2015년 6월 시점의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행정관으로 일했던 검사나 경찰관 등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당시 민정수석실을 총괄하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재수사로도 확대될 수 있다.

그간 우 전 수석은 “정당한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일은 하지 않았다”며 한결같이 국정농단 개입을 부인해 왔다. 이제 날것의 자료들이 공개되면서 본인과 문건의 무관함을 입증하든지 아니면 정당한 공무수행의 일환이었음을 강변해야 할 입장이 됐다.

검찰의 추가조사가 신속하게 진행돼 구체적인 작성 배경과 출처까지 드러난다면 이 문건들은 후반으로 치닫는 국정농단 재판에서 ‘스모킹 건’으로 쓰일 수 있다.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드러난 300여종의 문건들은 결국 박근혜정부 시기 청와대와 삼성 간 커넥션을 드러내는 핵심 자료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뇌물 공판에서 어떤 형태로든 제출돼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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