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아들 부시, ‘베프’ 된 사연 기사의 사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부시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빌 클린턴(71)과 조지 W 부시(71),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출신으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던 두 전직 미국 대통령이 이제는 어엿한 ‘베스트 프렌드’가 됐다고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부시와 클린턴은 지난 13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부시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리더십 연구위원회 행사에서 1시간가량 좌담회를 갖고 서로를 향한 깊은 우정을 드러냈다. 부시는 이 자리에서 클린턴을 ‘이복형제’라고 불렀다. 이에 화답하듯 클린턴은 부시센터 앞에 세워진 부시와 아버지 부시(조지 HW 부시)의 동상 사이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이를 트위터에 올렸다.

사실 이들이 당파를 넘어선 우정을 나눌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하기 힘들었다. 과거 부시는 자신의 아버지를 꺾고 백악관에 입성한 클린턴의 성추문을 집요하게 물어뜯었다. 클린턴은 부시를 대통령 아버지를 둔 철없는 야구단 구단주쯤으로 낮잡아봤다.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참사를 기점으로 둘의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당시 부시는 아버지 부시와 함께 구호 활동에 나설 것을 요청했고, 클린턴은 이를 받아들였다. 클린턴과 아버지 부시는 2005년 미국 남부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때도 피해복구 활동에 힘을 모았다.

부시와 클린턴은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공동 펀드를 설립하고 아이티를 함께 찾아 구호 활동에 나섰다. 비로소 친구가 된 1946년생 동갑내기들은 이후 수년에 걸쳐 우정을 키워 왔다.

이날 행사에서 둘은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목소리로 겸손이라고 답했다. 부시는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고, 이를 아는 이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여기 내가 해치운 이들을 좀 보라는 식으로 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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