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종교인 과세, 이대로 지켜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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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2018년 1월 1일부터 종교인 과세가 시행된다. 사실 종교인들 역시 특수신분으로 소득세를 제외한, 모든 납세의 의무를 행해왔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서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와 세정정의(稅政正義)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종교인 과세 입법을 추진했다. 국회 의결을 거치고 국무회의를 통해 시행령을 통과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인 과세에 대해 종교단체와 종교인들은 정작 잘 모르고 있다.

‘종교인 소득 과세 법안’과 ‘시행령’은 종교 내지는 종교인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불통의 졸속법이다. 종교계의 기본과 특수성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공무원들이 종교계와 사전 소통도 없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일방적으로 평행선만 달려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종교인 과세와 납부를 시행한다면 종교계 안팎으로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종교단체와 종교관련 종사자에 대한 개념부터 모호하다. 종교단체를 ‘민법 32조에 따라 종교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그 소속단체를 포함한다’고 명시해 놓았는데,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된 종교단체만 과세대상이고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교단과 종파들은 면세대상이란 말인가.

대한민국에는 정확한 수를 알 수 없는 사이비 이단이 있고 유사종교들도 많다. 정부에선 이러한 상황을 조사라도 했단 말인가. 사회와 국가에 해악이 되는 사이비 이단들이 세금을 냈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면 종교질서가 파괴되고 종교농단이 자행될 것이다. 종교인 소득 과세를 시행하려면 먼저 정부가 각 종단과 교단을 통해 정통 종교단체의 비영리법인화를 권장해야 했고 사이비 이단과 유사종교에 대한 법적 규정부터 명확히 했어야 했다.

더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현재의 시행령을 볼 때, 종교인의 무지나 실수로 세금을 일부 내지 못함으로써 탈세자의 누명을 쓰고 종교단체까지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가권력이 종교단체를 간섭하고 지배하는 결과를 낳는다.

여러 면에서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 종교인 과세 시행을 2년쯤 유예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하면 과세를 불이행하려 한다고 오해할지 모르지만, 나는 오래 전부터 우리 교회 직원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음을 먼저 밝힌다.

얼마 전 나는 몇 분과 함께 기획재정부 조세담당정책관을 만나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 그는 “그럼 지금껏 한국교회는 뭘 했습니까. 2년 동안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도대체 한국교회의 연합기관과 교단들은 뭘 하고 있었던가. 그러나 나는 이렇게 되받아쳤다. “한국교회는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 태극기를 아우르고 탄핵정국에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교회는 이랬는데 도대체 기획재정부에선 뭘 했습니까. 한국교회 누구와 의논을 하고 어느 기관과 소통을 했습니까. 2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며 의논하고 많은 부분을 보완한 후에 시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종교계도 불행해지고 국가도 불행해집니다.”

그렇다. 준비되지 않은 채로 종교인 과세가 시행돼 종교계가 반발하고 종교의 순기능이 파괴되면 손해는 우리 사회가 입게 된다. 큰 원칙만 강조하며 현실과 상황을 도외시하면 소탐대실을 초래할 뿐이다.

다행히 이러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 뿐 아니라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김진표 의원이 종교인 과세 시행을 2년 유예하자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한다고 한다. 한국교회의 연합기관과 각 교단, 그리고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하나 돼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엔 다른 종교단체와도 소통하며 한국교회가 선도적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독자적인 세미나나 포럼은 자제하자. 유예부터 한 후에 대책을 세우고 의논을 하자.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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