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보육 및 임대주택 등에 국민연금 투자 확대 의사를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험하고 부적절하다. 박 후보자는 17일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국민연금의 공공적, 사회적 역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그 예로 보육 및 임대주택 투자를 언급했다.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국민연금이 매입토록 하고 이 자금으로 보육 및 임대주택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인데 가당치 않다. 앞서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도 국민연금의 벤처 투자 확대를 언급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그 전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임대 및 보육은 기본적으로 복지사업인데다 인구 추세를 감안하면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다. 김 위원장의 주장 또한 연금의 안정성을 심대하게 해칠 우려가 크다. 두 사람 인식은 국민연금 투자의 기본인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위협한다.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최소한의 장치다. 국민 2명 중 1명은 국민연금 가입자이거나 수급자다. 그럼에도 소득대체율은 39%에 불과하다. 노후자금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지속 가능한 지급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국민연금 운용의 기본이다. 우리나라는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사회보장제도가 완벽하지 않은 만큼 국민연금의 안정성은 수익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국민연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이유다. 만에 하나 국민연금이 잘못된 투자로 고갈되거나 거액의 적자를 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새 정부가 공약한 복지 정책을 실천하자면 재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렇다고 세금을 올리기는 쉽지 않으니 56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에 손대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 있다. 그렇더라도 함부로 손댈 수 없는 게 국민연금이고 이를 위해서 기금운용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지 않았나. 국민연금은 주인이 있는 돈으로, 세금으로 조성된 재정과는 다르다. 정부 정책의 목표를 위해 국민연금을 수단화하면 문제가 발생하는 시점은 후임 정부고, 고통은 국민이 져야 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국민연금 투자의 기본이 훼손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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