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하나님 재산 빼돌린 죄… 신의 법정에서도 심판 받을 것”

‘공금 횡령-도박 목회자’ 항소심 판사의 질타

[미션 톡!] “하나님 재산 빼돌린 죄… 신의 법정에서도 심판 받을 것” 기사의 사진
박성배 목사가 지난해 1월 서울 서대문구 기하성서대문 총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금횡령과 도박 등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박성배 목사가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해 1월입니다. 교단 등의 공금을 빼돌려 도박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카지노에 간 것은 맞지만 사채를 빌리기 위해서였다.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납득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세상 법에 의해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 총회에서 22억원, 학교법인 순총학원에서 8억원 등 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습니다. 박 목사는 기하성 서대문의 총회장을 지냈습니다.

박 목사는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지난 13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박 목사에게 1심보다 형량이 3개월 늘어난 징역 4년 9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재판장인 조영철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박 목사를 따갑게 질타했습니다. 그는 “성직은 특권이 아닌 의무다. 성직자라면 신자들을 선한 삶으로 인도하고 청빈해야 하며 스스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목회자에는 세 가지 부류가 있다고 한다. 선한 목자와 도적과 같은 목자, 그리고 삯꾼인데 선한 목자를 제외하면 물질과 명예만 탐하는 부류다. 피고인은 어떤 목자인가”라고 물었습니다.

박 목사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77억원을 쓰고, 워커힐 카지노에서 51억원을 따고 다시 93억원을 잃는 등 도박장에서 살다시피 한 것을 언급하며 “십계명에 도적질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박 목사는 교인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교단의 재산, 곧 하나님의 재산까지 빼돌렸다”고 꾸짖었습니다.

박 목사가 수시로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일삼으며 증거를 교묘하게 꾸며낸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법정에서는 이것으로 끝나지만 신의 법정에서도 심판 받을 날이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박 목사가 공금을 횡령해 도박을 했다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교단 차원에서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인의 장막을 치고 박 목사를 두둔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결국 목사라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치부를 드러내며 세상 법정에서 심판을 받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자정 능력을 상실한 교회의 민낯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목회자를 구약시대 선지자에 빗대곤 합니다. 간음한 다윗의 잘못을 지적하며 회개를 촉구했던 나단 선지자처럼 시대의 불의에 분노하며 세상에 올바른 기준을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세상 법정이 정도(正道)를 상실한 목회자에게 일침을 가했습니다. 교회보다 세상의 법이 정의로워 보이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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