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好… 낮보다 밤이 화려한 ‘물의 도시’ 여수 기사의 사진
전남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무슬목해변의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르기 직전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몽돌을 휘돌아 나가는 파도가 안개처럼 부드럽다. 멀리 형제섬 사이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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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울 려(麗), 물 수(水). 여수는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물의 도시다. 청정 남해로 툭 튀어나온 작은 반도는 꽃잎이 흩뿌려진 듯 올망졸망 퍼져 있는 보석 같은 섬과 어우러져 최강의 아름다움을 풀어놓는다. 여수는 낮 풍경도 아름답지만 밤에는 형형색색 조명을 받으며 화려함을 한껏 자랑한다. 하멜등대와 종포밤빛누리, 종포해양공원, 여객선터미널, 이순신광장, 남산동, 소호동동다리 등 7개 지역이 4계절을 대표하는 색으로 조명을 밝힌다.

즐길거리 많은 고운 밤의 도시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벚꽃 엔딩으로 유명한 버스커버스커로 활동하던 장범준의 ‘여수 밤바다’ 가사다. 이 노래가 발표됐던 2012년, 여수시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엑스포를 개최했다. 바다 자체를 박람회장으로 삼아 바다와 인류의 미래를 성공적으로 보여주면서 여수하면 낭만과 바다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했다.

대표적인 남해안의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해온 여수가 특히 요즘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여수의 밤을 한층 더 반짝이게 만들고 있는 버스킹 공연 덕분이다. 악기와 마이크, 소형앰프만으로 거리에 서면 걸음을 멈춘 관광객들과 어우러져 훌륭한 공연장이 된다.

여수시도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킹’이라는 브랜드화로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주 금·토·일요일에 거리문화공연을 기획해 버스킹 공연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종화동과 중앙동, 해안산책로 등의 5곳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다음달 4∼6일에는 국내·외 버스커들의 공연과 아트마켓, 거리 퍼레이드 등을 연계한 ‘여수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도 열릴 예정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 절정으로 치닫는 8월부터 야경이 빛나는 여수 밤바다를 배경으로 2017년도 지방자치단체 대상 시티투어 육성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낭만 버스-시간을 달리는 버스커’가 달린다. 시티투어는 주로 버스 형태로 일정 지역 내 주요 관광지점을 운행해 관광객이 손쉽게 도시 곳곳에 산재돼 있는 관광매력물에 접근하거나 지역의 대표적 관광거리들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행서비스 상품이다.

45명 정원의 2층 시티투어 버스를 활용한 여수시의 ‘낭만 버스’는 중앙동 ‘이순신광장’을 출·도착지로 해 야경 명소인 돌산대교, 히든 베이, 예울마루, 소호 동동다리, 문화의 거리 등을 순환하며 약 90분간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소호동동다리는 최근 들러볼 만한 곳으로 추가된 곳이다. 장생포라 불리던 소호동 지역은 왜구가 많이 쳐들어왔던 곳으로, 고려시대 유탁이라는 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것을 기념해 군사들이 불렀다는 ‘동동’이라는 노래를 딴 이름이다.

공연은 여수 야경을 무대로 고려시대에 만나 사랑을 이루지 못한 남녀가 조선시대·근대에 환생했지만 서로를 찾아 헤매다 현대의 여수 밤바다에서 운명의 사랑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뮤지컬 형식으로 꾸민다.

8월5일부터 매주 금·토요일과 공휴일 오후 7시 30분, 각 1회씩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여수시 누리집(http://ok.yeosu.go.kr)에서 하면 된다. 이용료는 성인 기준 2만원이다.

해양공원 내 버스킹 공연이 펼쳐지는 주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낭만포차’ 역시 여수의 밤을 기대하는 관광객들에게는 빼놓지 않고 즐길만한 곳이다. 노랫소리가 들리는 한쪽에서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젊은이들이 밤을 환하게 밝힌다.

밤이 아침에게 자리를 내놓기 직전 돌산읍 평사리의 무슬목해변으로 가자. 대미산(大美山)과 소미산(小美山) 사이에 모래가 쌓여 형성된 육계사주(陸繫沙洲)다. 물이 빠지면 무릎까지도 물이 차지 않는다고 해서 한자로는 ‘무릎 슬(膝)’자를 써서 ‘무슬(無膝)’이라 했다. 길이 500m, 폭 200m에 이르며, 몽돌로 이뤄진 해안선을 따라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해양수산과학관, 무슬목유원지도 자리하고 있으며 향일암, 방죽포 해수욕장 등도 가깝다. 갯가길 1-2코스의 종점이자 갯가길 2코스의 시점이다.

해변 바로 앞에는 형제섬이 있어 일출 여행지로 이름나 있다. 큰길과 닿은 해변이어서 접근하기도 쉽거니와 아름다운 몽돌이 즐비해서 색다른 일출 사진을 촬영하기에도 그만이다. 장시간 노출을 주면 파도가 마치 안개처럼 휘돌아 나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몽돌해변과 몽돌 사이를 오가는 파도에 눈길을 주다 보면 마음이 저절로 차분해진다.

무슬목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유인해 왜선 60여 척과 왜군 300여 명을 섬멸한 전승지로 알려져 있다. 당시 무슬목 앞바다는 왜병들의 피로 물들어 ‘피내’라고, 왜병을 섬멸시킨 해가 무술년(1598년)이어서 ‘무술목(戊戌-)’이라고 불린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곳을 ‘무서운 목’이라고 부르던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무실목’으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다.

낮에도 즐길 곳은 많다

전통적인 관광지답게 여수는 낮에도 가볼 곳이 많다. 365개의 섬을 갖고 있는 여수는 휴양·관광·레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수의 아름다운 해상 경관을 특별한 위치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여수해상케이블카가 정답이다. 오동도 입구 자산공원에서부터 돌산도 돌산공원까지 1.5㎞ 구간의 공중을 가로지른다. 바다 위를 지나는 구간은 650m다. 캐빈은 총 50대로 빨간색과 파란색은 일반형, 은색은 크리스털형으로 바닥이 투명 유리다. 바다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함과 함께 탁 트인 해안의 풍경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거북선대교와 나란히 통과하는 길목에선 아래쪽의 하멜등대와 함께 자산공원 전망대, 오동도 등이 어우러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자산공원 쪽 케이블카 탑승장 쪽에서는 마치 전망대 같은 25층 높이의 주차타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색다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은 수족관인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를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2012년에 문을 연 이곳에는 러시아에서 온 흰돌고래 벨루가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바다거북, 새끼 라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여수 거문도의 향토설화인 ‘신지께의 전설’ 테마로 수족관 안팎을 연계해 펼치는 공연은 아이들에게 좋은 볼거리다.

여름방학을 맞아 ‘호기심 바다로 떠나는 바캉스’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키워줄 수 있는 페이퍼토이와 입장권을 묶어 ‘오감만족 페이퍼토이’ 패키지가 31일까지 판매된다. 페이퍼토이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마스코트 벨루가와 바다거북의 종이 장난감으로 100개 한정이다.

또 해양 생물들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출발! 호기심 바다여행’ 홈페이지에서 해양 생물들의 학습자료를 공부한 뒤 학습자료와 자녀의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24명에게 경품을 증정한다. 다음달 15일까지 진행하며 당첨자는 17일 발표한다.

여행메모

동백꽃은없지만 시원한 그늘 주는 오동도… 영양분 많은 여름 보양식 갯장어샤부샤부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순천완주고속도로 동순천 나들목에서 나와 여수·광양항 방면으로 길을 잡은 뒤 17번 국도를 타고 엑스포대로를 지나면 여수엑스포역에 닿는다. KTX를 이용하면 빠르고 편하다. 3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오동도는 여수의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여름에 오동도에서 붉은 동백꽃을 볼 수는 없지만 섬에 가득한 대나무와 동백나무 숲 그늘은 찌는 듯한 여름 더위 속에서도 쉬어갈 수 있게 한다.

먹거리는 장어 요리와 서대회 덕에 맛있고 풍성하다. 붕장어를 이용한 여수식 장어탕과 장어구이 외에 여름 보양식으로 갯장어샤부샤부가 인기다. 장어 뼈로 맛을 낸 육수에 ‘하모’라 불리는 참장어를 살짝 데쳐 싱싱한 양파 위에 얹어 먹는다.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잡힌 갯장어는 영양분을 축적해 요즘 맛이 가장 좋다.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신월동 ‘어촌마을’(061-644-3377)이 갯장어샤부샤부를 정갈하게 내놓는다. 매콤한 통장어탕과 담백한 맛이 일품인 우거지장어탕도 맛있다.

매콤새콤한 사계절 음식 서대회무침과 짭조름한 게장백반도 여수 10미(味) 안에 들어가는 별미다. 서대는 가자미목에 속한 생선으로, 납작한 생김새가 특징이다. 커다란 대접에 밥과 회무침을 넣고 참기름을 둘러 비비면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돌산도 등 여수의 식당에선 톡 쏘는 맛이 일품인 갓김치를 판다.

숙소로는 베니키아호텔 여수(061-662-0001), 한옥호텔 오동재(061-650-0300), 엠블호텔(061-660-5800), 히든베이호텔(061-680-3000) 등이 있다. 오동도 바로 앞에 있는 엠블호텔의 객실에서 보는 바다 전망이 좋다.

여수=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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