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학생만도 못한…” 檢 폭언문화 여전 기사의 사진
부장검사의 폭언·폭행에 시달린 평검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이후에도 검찰 내에선 하급자 인격모독 행태가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자체 개혁을 위해 지난해 출범한 ‘바람직한 조직문화 TF(태스크포스)’의 조사 결과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 같은 조직문화를 어떻게 개선해나갈지 주목된다.

26일 국민일보가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실에서 입수한 이 TF의 ‘폭언·모독 언행 근절 보고서’에 따르면 상사나 지도검사 등 선배들이 폭언과 인격모독적 발언을 하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개된 자리에서 부하직원을 비난하거나 여성을 비하한 성차별적 발언 사례도 다수였다. 육두문자를 쓰거나 공소장을 찢어 반려하는 경우, 고 김홍영 검사를 예로 들며 “너도 카카오톡에 올릴 거냐” “너도 자살할 거냐”라는 말을 한 사례마저 있었다.

모두 연차가 낮은 검사들이 지난해 증언한 실제 사례였다. “너 검사 맞니” “초임(처음으로 임명된 검사)은 농담하는 것 아니다” “너는 잘하는 것이 뭐냐” “술도 못 마시면서 왜 검사가 됐냐”는 등 경멸하는 말투를 쓴 사례, 공개적으로 무능을 탓한 사례들이 TF에 접수됐다. “배운 게 없으니 일하는 것도 이 모양이지” “학교는 나왔니? 중학생보다 못하네”라고 조롱하는가 하면 “해볼 테면 해봐, 평가 때 보자고”라고 협박하다시피 한 발언도 있었다.

그러면서 일부 상급자들은 한편으로는 “우리 땐 말이야” “나 초임 때는 말이야”라고 말했다. “네가 여자니까 안 되지” 등 시대착오적인 여성 비하 발언도 없지 않았다. “이 순경만도 못한 XX야”라고 말한 사례도 조사됐다. 다른 검사를 폄하한 뒤 “5년 뒤에 너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함께 비난해 상처를 준 사례도 성토됐다.

TF는 이 같은 실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폭언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폭언을 묵인하는 조직 분위기를 한 원인으로 지적했고 고 김 검사를 거론한 사례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자아개념을 심히 손상시켰다”고 진단했다. 타인을 조사하고 추궁하는 검찰 수사 업무의 특성상 무의식적으로 언어폭력이 발생해 왔다고 지적했다.

TF는 대기업의 폭언 근절 캠페인을 참고하자고 제안했다. 부장검사 등 관리자급에게 언어폭력 개념과 폐해를 교육하고, 다면평가 시 언어폭력 상사의 현황을 파악하는 방안도 내놨다. 탈권위 행보를 보이는 문 총장은 “이제는 검찰의 모습이 바뀐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드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다짐한 상태다.

글=지호일 이경원 기자 blue51@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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