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서울 택시 기사의 사진
꽃담황토색 서울 택시
어떤 색이 좋은 색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두 가지 요소가 핵심이다. 아름다움의 문제와 기능성 측면이다. 택시의 경우에는 이 두 가지 모두 포함된다. 서울 택시 색은 워낙 밝고 선명한 주황이라 승객의 눈에 잘 띄고 교통사고 우려를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기능성이 우수하다. 그렇지만 대도시 서울에 세련되게 어울리는가의 문제를 놓고 보면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도시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방법에서 색은 매우 효과적이다. 서울 대표색 10가지 중 하나인 꽃담황토색은 경복궁 자경전 담장에서 따왔다. 미국 뉴욕 노랑, 영국 런던 검정, 홍콩 빨강 택시와 같이 서울 택시 색깔 역시 도시 상징으로 좋은 정책인 것만은 분명하다. 색깔 자체로는 참신하고 붉은 황토가 주는 온화함과 상징성도 좋지만 그 색을 통째로 입힌 서울 택시는 아무리 봐도 촌스럽다.

2010년 도입할 당시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익숙한 것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시민들은 이제 서울 택시 색깔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법인택시 2만대는 서울시 정책에 따라 꽃담황토색을 도색하고 운행한다. 5만여대의 개인택시가 꽃담황토색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멋져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도시 정체성을 위한 색채는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상징주의에 집착하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서울 택시에 입힌 꽃담황토색과 같이 선명한 단색은 더욱 조심스럽다. 눈에 잘 띈다고 능사가 아니다. 세계적인 도시에 걸맞은 이미지를 주어야 한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도입 당시에 검토했던 흰색 택시에 일부만 꽃담황토색을 입히는 방식이 훨씬 서울다운 세련미를 보여주리라 판단한다. 이쯤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저렇게 촌스러운 서울 택시 색깔을 다시 고민할 때가 됐다고 본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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