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영석] 청해대 기사의 사진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 88-1. 면적 43만4182㎡, 해안선 길이는 3150m다. 거제의 대표적 관광지인 외도의 3배 크기다. 섬 전체가 해송과 동백이 군락을 이룬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저도다.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아 섬 이름에 ‘돼지 저(猪)’가 들어 있다. 저도의 비극은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군은 통신소와 탄약고로 이용했다. 이때 주민 대부분이 쫓겨났다. 6·25전쟁 때는 주한 연합군의 탄약고로 사용되면서 주민들은 돌아갈 수 없었다.

저도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1954년 해군 관리 하에 들어가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여름철 휴양지로 사용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72년 ‘청해대(靑海臺)’로 공식 지정됐다. 바다의 청와대라는 의미다. 20여년이 흐른 93년 11월 대통령 별장 지정이 해제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지시였다. 같은 해 12월 행정구역도 진해시에서 거제시로 환원됐다. 그러나 소유권은 그대로 국방부에 두고 해군이 관리토록 했다. 저도에는 9홀 규모의 골프장과 300㎡ 크기의 대통령 별장, 해군 콘도 시설 등이 있다. 이곳을 방문한 이는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당시 대통령들이었다. 청해대 해제 이후에는 군 고위 간부들도 즐겨 찾는다. 일반인은 물론 주민 출입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거제시와 주민들은 국방부에 저도 소유권과 청해대 관리권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2010년 거가대교가 저도를 통과하면서 ‘군사요충지로서의 가치’가 사라졌다는 논리다. 소규모 병력이 주둔 중인 저도를 중요 군사시설로 보기 어렵다고도 한다. 저도 소유권 이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83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청호에 지어진 청남대(靑南臺)가 있다.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이다. 20년 뒤인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반 국민에게 개방했다. 올 들어 누적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저도와 청해대 개방의 답은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김영석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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