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이를 가는 설치(齧齒), 그런 동물 설치류 기사의 사진
‘이’는 물거나 씹는 기관이지요. 옛말은 ‘니’인데 태어난 지 반 년쯤 된 아기 잇몸에서 솟는 유치(乳齒)인 ‘젖니’ ‘배냇니’ 등에 남아 있습니다.

“이빨 치료하러 가요.” 별 생각 없이 이렇게 말하지요. 사람 머리를 대가리, 입을 주둥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것처럼 사람의 이를 이빨이라고 하면 안 되는데, 속되고 낮잡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자로 齒(치)입니다. 크게 벌린 입 안의 혀 위아래로 이가 가지런히 나 있는 모양이지요. 위쪽은 눈, 코 부분 같지만 ‘치’라는 음을 빌린 止(그칠 지)입니다. 齒는 나이를 이르기도 하는데 연령(年齡)이나 스무 살 안팎의 여자 나이를 이르는 묘령(妙齡) 등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치아(齒牙)라고 하지요. 齒는 송곳니를 포함한 앞쪽 이, 牙는 엄니(어금니)를 이르는 글자입니다. 길게 자란 코끼리 엄니를 상아(象牙)라고 합니다. ‘치과’를 중국에서는 ‘아과’라고 한다지요.

요즘 말 많은 레밍 같은 설치류는 이가 계속 자라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어딘가에 이를 갈아댑니다. 설치(齧齒)는 이를 간다는 뜻이지요. 자면서 이를 빠득빠득 가는 사람을 봅니다. 본인은 알 턱이 없지요.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것도 설치입니다.

까닭 없이 설치류로 비유돼 분해서 화가 난 국민들은 치(齒)가 떨릴 지경입니다.

글=서완식 어문팀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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