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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입양 캠페인, 강아지가 사람을 사랑하듯] 반려동물 하루 245마리꼴 유기… 휴가철 급증

올 들어도 5만3453마리 유기… 경기도 1만2087마리로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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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버려지는 강아지 ② 이래서 버렸다 ③ 입양, 준비는 됐나요 ④ 이런 정책을 바란다

8만9732마리.

지난해 전국에 버려진 개 고양이 등 유기동물의 수다. 하루에 245마리꼴로 주인과 보금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2015년보다 7650마리 늘었다. 이 수치는 시·도 관할 보호소에 들어온 유기동물만 센 것이다. 민간 동물보호단체에선 한해 버려지는 동물이 20만∼30만 마리일 것으로 추정한다. 반려동물 산업은 갈수록 빠르게 성장하고, 그런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유기동물, 셋 중 하나는 죽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들어 7월 26일까지 전국에서 동물 5만3453마리가 버려졌다고 집계했다. 지난해보다 유기동물 발생 속도가 빨라졌다.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유기동물이 급증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9만 마리를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휴가철에 개 고양이가 많이 버려지는 건 ‘집을 찾아 돌아올 수 없도록’ 먼 곳에 버리려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한다. 이 시기 대도시보다 강원도 등 지방에서 유기동물이 크게 늘어난다.

올 들어 버려진 5만3453마리 중 1만8268마리(34.2%)가 목숨을 잃었다. 주인을 찾지 못한 7299마리(13.7%)가 안락사됐고 1만969마리(20.5%)는 자연사했다. 자연사도 노령 탓이 아니라 병들거나 다친 몸을 치료받지 못해 죽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1만1930마리(22.3%)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소에서 살고 있다. 이들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 동물보호법 제20조에 따라 유기동물은 공고 후 열흘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지자체 소유가 된다. 동물보호소는 유기동물을 계속 보살피고 싶어도 시설이 꽉 차면 들어온 순서대로 안락사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전국 동물보호소의 평균 보호기간은 30일이었다. 보호소에 들어오는 순간 한 달짜리 시한부 생명이 되는 셈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버려진 개 1만4865마리, 고양이 2881마리, 기타 동물 78마리가 안락사됐다. 전체 유기동물의 19.9%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와 인구가 엇비슷한 일본 도쿄도(4382만명)는 같은 기간 고양이 94마리를 안락사하는 데 그쳤다. 개는 한 마리도 죽이지 않았다.

유기동물 발생 1위 경기

올 들어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1만2087마리)였다. 이어 서울(4758마리) 부산(4209마리) 순이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강원도와 제주도에서도 각각 2580마리와 2351마리가 버려졌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2014∼2016년 유기동물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유기동물의 30% 정도가 휴가철이 낀 6∼8월에 발생했다.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제주도가 37.17%로 가장 높았고 대전(22.99%)이 뒤를 이었다. 두 지역 모두 지자체 운영 동물보호소가 1곳뿐이다. 제주도와 비슷한 인구를 가진 전북 전주에 동물보호소 10곳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유기견을 보호할 충분한 공간이 없으니 안락사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제주는 동물보호감시원도 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제주시의 동물학대 및 동물관리 위반사항 적발은 ‘0건’이었다.

유기동물 안락사율 3위는 서울(20.37%)이다. 서울은 안락사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안락사율 3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20.08%로 줄었다. 그러나 자연사율을 합하면 사망률은 40%대로 치솟는다. 서울시는 유기동물 사망률이 47.92%나 됐던 2014년 ‘동물복지계획 2020’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사망률(안락사율+자연사율)을 5%대로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지난해 사망률은 여전히 43.59%였다.

안락사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강원도로 제주의 9분의 1 수준인 4.09%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민간 위탁 동물보호소보다 시·군 직영 보호소가 안락사율이 낮고 입양 성공률이 높다. 강원도는 전체 동물보호소 19곳 중 8곳을 직접 운영해 전국에서 직영 보호소가 가장 많다. 전체 보호소 32곳을 모두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와 대조적이다.

유기동물 입양률 1위 세종

올 들어 발생한 유기동물 5만3453마리 중 1만4404마리(26.9%)가 새 주인을 찾았다. 유기동물 입양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35.79%)이었다. 이어 충북(35.35%) 경기(33.33%) 강원(30.76%)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반려동물 수요는 많은데 판매처가 적어 유기견 입양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은 1인 가구 비율이 29.1%(2015년 기준)로 전국 평균(27.2%)보다 높고, 이 중 반려동물을 특히 많이 찾는 40대 이하 비율이 68.3%로 전국 1위다. 반면 동물판매업체는 10곳뿐이어서 반려동물 분양이 어렵다보니 상대적으로 입양률이 높아졌다. 독일이나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선 이런 효과를 노려 반려동물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기도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유기동물 수를 줄이고 입양률을 높였다. 2008년 성남시는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등록제를 시범 실시했다. 반려동물에 내·외장형 칩을 부착하거나 인식표를 달아 주인을 알 수 있게 했다. 시행 첫해 2만6206마리였던 유기동물은 지난해 2만1905마리로 줄었고, 입양률도 18%에서 34.5%까지 올랐다. 경기도는 2013년 도우미견나눔센터를 설립해 유기동물을 취약계층에 분양하고 있다. 센터는 유기견을 청각장애인 보조견, 지체장애인 보조견, 동물매개치료견 등으로 훈련시키며 4년 동안 500여 마리를 무상 분양했다.

입양, 좋지만 내가 하기엔…

사람들은 유기동물 입양에 긍정적이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기는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2015년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동물보호에 관한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3.2%가 유기동물 입양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서울시 ‘반려동물 취득경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한 사람 중 유기동물을 입양한 경우는 3.8%에 불과했다. 2015년 3.9%보다도 낮아졌다.

글=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일러스트=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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