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 믿음생활도 쉬시나요?… 다양해진 크리스천의 휴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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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 교회를 방문하는 신자들이 늘고 있다.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만 예배를 드려야 주일성수라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면서 의미 있는 주일을 보내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매년 이맘때 포털사이트에서 휴가 갈 지역의 교회를 검색하는 것은 현희정(43·여)씨에게 익숙한 일이다. 비신자인 남편은 매번 휴가일정에 주일을 끼워 넣는다. “교회 출석 문제로 몇 차례 언쟁을 벌였죠. 결국 휴가지의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건 막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현씨는 지난달 30일 강원도 강릉시 성덕포남로 강동교회(김태영 목사)를 찾았다. 출석교회가 속한 교단(기독교대한감리회)이 아닌 예장합동 소속 교회였다. “분위기가 달라 낯설 때도 있지만 다양한 예배를 경험하면서 신앙의 폭도 넓어지는 느낌입니다.”

휴가 극성수기인 ‘7말 8초(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를 지나고 있다. 쉼을 찾아 각지로 떠나는 인파에는 크리스천도 포함돼 있다. 휴가 일정에 주일이 껴있는 경우도 다수다. 그들은 어디서 어떻게 주일을 지킬까.

현씨처럼 휴가지 교회를 방문하는 성도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를 독려하는 목회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 땅끝교회 김운성 목사는 “휴가를 막을 순 없으니 성도들이 휴가지의 교회에서 주일을 성수하도록 권한다”면서 “단 그 교회의 주보를 가지고 올 것을 주문한다. 각지에 어떤 교회가 있는지 알 수 있고, 때론 주보에 실린 목회자 칼럼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사역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휴가철 늘어나는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익숙해진 휴가지 교회도 많다.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중문교회는 주일 오전 9시 예배 광고 시간에 교회를 찾은 관광객을 소개하며 전교인이 축복하는 찬양을 불러준다. 방문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 담임인 오공익 목사가 안수 기도를 하고, 점심식사도 제공한다. 이 교회 류연욱 부목사는 “휴가철에는 교회를 찾는 방문객들의 수가 확실히 증가하기 때문에 목회자와 성도들이 보다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숙소에 예배공간이 마련된 경우도 있다. 강원도 평창군의 켄싱턴플로라호텔은 3층에 예배공간을 마련해 크리스천 여행객들의 주일 예배를 도모한다. 인근 오대산솔숲교회 최소영(45) 목사가 인도한다. 평균 20여명이 참석하며 요즘처럼 성수기에는 50여명 가량으로 늘어난다. 최 목사는 “호텔 측과 협력해 보다 많은 기독교인 투숙객이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며 “짧은 만남이지만 참석자들이 서로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믿는 동역자임을 확인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해외 관광지를 찾는 이들도 현지 예배를 드린다. 특히 올해는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독일이나 스위스 등의 교회를 찾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달 23일 스웨스 제네바의 성피에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강건국(34)씨는 “칼뱅이 설립한 교회라는데 의미를 두고 스스로의 신앙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 정재영 교수는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야만 주일성수라는 인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휴가철에 성도들이 보다 다양하고 의미 있는 주일을 보낼 수 있도록 도농간 또는 국내외 교회 사이에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휴가기간 공예배(公禮拜)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장신대 김세광 교수는 “하나님의 뜻을 좇는 기독교인들이라면, 합의에 의해 시간과 장소를 정해 놓고 드리는 공예배에 참여하는 게 기본적인 의무”라며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의 자리에 참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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