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공간] 열린 건축으로 지역주민·다음세대 마음 열었다

경기도 시흥 수인중앙교회

[교회와 공간] 열린 건축으로 지역주민·다음세대 마음 열었다 기사의 사진
김진(수인중앙교회) 목사가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이 교회 앞에서 성도들과 함께 양팔로 하트모양을 만든 채 활짝 웃고 있다. 교회 전면 벽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 형상화 돼 있다. 수인중앙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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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전 경기도 시흥 목감 신도시 수인중앙교회를 찾았다. 목감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왼편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저곳이 그 교회구나’ 싶었다. 도서관처럼 생긴 4층 건물 벽면에 가시관을 쓴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 크게 형상화돼 있었다.

이 교회 김진(45) 목사는 “교회 간판을 입당하기 직전에 붙였다”며 “그 전까지 동네주민들 사이에서 ‘예수님 얼굴이 있는 교회’로 불렸는데, 이를 통해 예수님을 전했으니 감사한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은 설계를 맡은 규빗종합건축사사무소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수인중앙교회는 대지 1497㎡(453평)에 연면적 4793㎡(1450평)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2016년 3월 착공해 지난 5월 입당했다. 1층에 북 카페가 있고, 대예배당(670석), 소예배실(120석), 소그룹실 10개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교회는 올해 51주년을 맞았다. 이전에는 목감 구도시에 있었다. 2015년 김 목사가 부임해보니 이미 교회 건축을 준비하고 있었다. 구 성전에선 350여명이 출석했다가, 지금은 500명에 육박한다. 김 목사는 교회 이전 후 젊은 세대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는 ‘다음세대를 세우는 교회’를 지향한다. 교회 건축에도 이런 목회철학을 특별히 반영했다. 건물에 비해 본당이 작고 소그룹실을 많이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교회 중심공간인 1층을 아이와 부모들을 위한 공간으로 내놓기도 했다. 1층의 가장 넓은 공간을 유치부실로 만들었고, 이곳에서 곧 아기학교를 열 계획이다. 북 카페는 엄마를 위한 공간이다. 1층을 대부분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꾸민 셈이다. 김 목사는 “교회 우측에 보육시설이 들어서는데 이를 교회가 위탁경영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런 공간 설계 덕분에 유치부가 크게 부흥하고 있다. 신도시여서 신혼부부가 많이 사는 것도 이유지만, 다음세대를 세우려는 교회의 비전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유치부 인원이 구도심에 있을 땐 20여명이었다가, 지금은 80여명이 됐다고 한다.

1층 북 카페는 소통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카페의 전면을 폴딩 도어로 만들었다. 이 문을 열면 카페가 완전히 개방된다. 지역주민 누구나 드나들게 하자는 취지의 설계였다. 비치한 책도 4분의 3이 일반서적이다. 시흥도서관과 연계해 새 책을 주기적으로 교환 배치할 계획이다.

쉼과 교제를 위해 옥상에는 정원 조성이 진행 중이다. 이전 교회 건물에서는 공간이 좁아 교제 자체가 불가능했다.

“미국 LA 근교 마리너스처치를 보고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마당이 공원처럼 넓고 주일에는 가족들이 하루 종일 머물면서 쉬더군요.”

김 목사는 “우리 교회를 지을 때 마리너스처치를 벤치마킹했다”면서 “성도들뿐 아니라 이곳 주민 모두가 함께 쉴 수 있는 ‘마을 안 교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 규빗종합건축사사무소 윤승지 소장
“밝고 멋지고 조화로운 교회 만들기에 초점”


경기도 시흥 수인중앙교회를 설계한 규빗종합건축사사무소 윤승지(사진) 소장은 “설계할 때 ‘밝게 멋지게 조화롭게’라는 모토를 내걸고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난 윤 소장은 “교회를 지을 때 여느 다른 교회와 다르게 짓고 싶었다”면서 “곳곳의 외벽을 유리로 만들고 실내에도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은 모두 없앴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에서 바라보는 바깥의 멋진 조망을 살리려고 최대한의 노력을 쏟아부었다”며 “교회 뒤편에 산이 있는데 이를 계단에서도 볼 수 있도록 계단 쪽 외벽도 유리로 만들었다”고 했다.

“주변의 아파트 단지, 산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했죠. 노출 콘크리트와 징크(티타늄 판넬)를 대조시켜 도서관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영적인 분위기를 도출하려고 했어요.”

그는 이 교회 김진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을 설계에 그대로 반영했다고 털어놨다. 다음 세대 양성에 집중하겠다는 김 목사의 철학이 공간과 색조에 배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소그룹실 같은 공간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실내 벽면 등을 파스텔톤의 노란색 연두색 등 밝은 계열로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규빗은 2000년에 설립돼 연매출 20∼30억원 정도를 올리는 설계전문 회사다. 윤 소장은 “일반건축사 사무소까지 통틀어 상위 10% 이내 규모”라고 전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현재 건축 중인 연무대군인교회. 서울 신길교회 꽃재교회 영은교회, 거창순복음교회 등 100여개 교회를 설계했다. 제주극동방송, 하남 동부제일교회, 평택제일교회 등 15개 건물도 현재 시공 중이다.

윤 소장은 외환위기 때 어려움을 겪었다. 기업에서 퇴사한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그때 새벽기도회에 나가 하나님을 만났다. 이후 교회 건축 분야로 길이 열렸다. 당시 섬기던 서울 제일성도교회 담임목사가 그에게 교회 교육관 설계를 맡겼다. 결과가 좋았고, 본당 설계도 맡았다. 윤 소장은 “본당도 잘 지었다고 소문이 나 당시 70여 교회가 견학하러 왔었다”고 했다. 현재는 서울 온누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수인중앙교회 벽면에 예수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은 윤 소장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하나님을 제대로 만난 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예수를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그래서 설계를 맡기는 교회 측에 예수 얼굴을 표현하자고 항상 제안한다”고 했다.

“늘 설계하기 전에는 기도합니다. 그래야 건축에도 영성이 드러나더라구요.” 그는 영성과 각 교회의 고유성을 강조하는 게 자신의 교회건축 철학이라고 밝혔다.

시흥=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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