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동물원의 베트남 기업인 실종사건 기사의 사진
지난달 23일 독일 베를린 중심지에 있는 베를린동물원에서 베트남 남성 찐 쑤언 타인(51 사진)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동물원 밖은 늘 인파로 넘치지만 동물원 안은 한적한 편이다. 울창한 숲이 조성돼 있어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타인은 베트남 국영기업인 페트로베트남건설의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회사에 1600억원어치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베트남 당국의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해 8월 병 치료를 이유로 출국한 뒤 독일에서 도피 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31일 갑자기 타인이 귀국해 자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독일 외교부는 2일(현지시간) 타인이 지난달 베트남 정보기관원에게 납치돼 강제로 베트남으로 가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독일 주재 베트남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납치에 관여된 정보요원을 추방했다. 그러면서 “납치는 독일 국내법과 국제법을 어긴 것이며, 타인을 다시 독일로 보내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3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납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타인은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서도 “자수한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타인은 베트남 공산당 간부 출신으로 베트남 현 지도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들을 많이 알고 있다”면서 “타인이 인터넷 블로그에 베트남의 권력 상황 등을 폭로하자 납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