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 허물어 다문화인 교회로 인도

필리핀 타갈로그어 예배 만든 광주 월광교회 프레스카 권사

언어장벽 허물어 다문화인 교회로 인도 기사의 사진
주마완 프레스카 권사(가운데 흰옷)가 최근 광주 월광교회에서 열린 '타갈로그어 예배' 중 성찬 집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광주 월광교회 제공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이 꾸린 다문화가정은 끊임없이 늘어나는 추세다. 가족을 떠나 한국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까지 아우르는 '국내 외국인 선교'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들을 섬기기 위해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교회 출석 8년 만에 '타갈로그어 예배'를 만든 광주 월광교회(담임 김유수 목사) 주마완 프레스카(56·여) 권사를 만나 그 답을 들어봤다.

필리핀 북부도시인 산 호안에서 태어나 천주교 신자로 살던 프레스카 권사는 19세 때 아픈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개신교 동료에게 감동받아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 한 이단 단체가 주선한 국제결혼을 통해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남편과 함께 이단 집회에 참석하던 프레스카 권사는 집회가 자신이 지금까지 알던 개신교 예배와 많이 달라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던 중 2001년 노상전도를 통해 집을 방문한 월광교회 권사의 권면을 받아 월광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프레스카 권사는 “당시는 한국어 예배만 있어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내가 다니던 개신교 예배와 비슷해 편안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편의 반대와 언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월광교회 예배에 참석하던 프레스카 권사는 2003년 영어 예배가 생긴 뒤 필리핀인들을 교회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거리에서 필리핀인들을 만나면 주저하지 않고 말을 걸어 친구가 된 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동포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남편과 부부싸움을 한 필리핀 여성이 프레스카 권사의 집을 찾아와 숨을 정도였다. 진실된 섬김에 감동받은 필리핀인들이 조금씩 교회를 찾기 시작해 월광교회의 필리핀 교인 수는 크게 늘어났다.

이후 영어 예배로는 만족하지 못한 필리핀인들이 2009년부터 프레스카 권사를 주축으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월광교회에 타갈로그어 예배가 공식적으로 만들어졌고 목회자도 초청해 설교도 타갈로그어로 진행하게 됐다. 현재 타갈로그어 예배 참석자는 주당 평균 60여명에 달하며 프레스카 권사는 예배의 사회를 맡고 있다. 프레스카 권사의 헌신은 다른 교인들에게도 인정받아 2012년 투표에 의해 권사가 됐다. 이제는 월광교회에서 주관하는 일대일 제자 양육에 필리핀 사역자 담당자로 나서 함께 타갈로그어 예배를 섬길 후계자를 키우는 중이다.

제2의 프레스카 권사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프레스카 권사는 “다문화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타국에 나와 심적 영적으로 목마른 외국인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것이다. 월광교회 외국인사역회에서 봉사한 유기환(49) 집사는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주해온 이들을 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월광교회는 한달에 한 차례 필리핀인을 위한 파티를 열고, 아픈 이들을 위해 무료 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한다. 단순히 ‘교회로 나오시라’고 하는 게 아닌 진정한 섬김의 자세로 이들을 대할 때 비로소 마음이 열리고 ‘형제자매’가 되는 것이다.

이런 교회의 노력에 프레스카 권사의 남편도 마음이 움직여 현재는 이단 집회 출석을 멈추고 마음을 열었다. 유 집사는 “남편께서 2005년 처음 교회에 오셨다”며 “30년 전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해 자주 교회에 나오시지는 못하지만 교인들이 방문하면 반갑게 맞아주신다”고 귀띔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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