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가득 품은 단양, ‘無더위 쉼표’ 기사의 사진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만천하스카이워크를 찾은 연인이 단양읍내와 남한강을 배경으로 다정하게 셀카를 찍고 있다. 가장 길게 뻗어 있는 가운데 길의 끝부분 바닥은 유리로 돼 있어 스릴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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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입추가 지나도 무더위는 기세등등하다. 유난히 더운 올여름엔 편안하게 여행하거나 시원한 곳에서 휴식하고 싶어진다. 이럴 때 충북 단양을 찾아보자. 단양팔경으로 대표되는 기존 여행지는 물론 만천하스카이워크·집라인 등 새롭게 선보인 명물이 있다. 짜릿한 패러글라이딩 체험 등 즐길거리와 보기만 해도 시원한 계곡도 더위를 물리치기에 그만이다.

천하를 내 발 아래 ‘만천하스카이워크’

‘단양팔경’으로 대표되는 단양에 최근 전통 관광지를 무색하게 하는 새로운 명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남한강변에 들어섰거나 오프닝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만천하스카이워크. 전망대가 딛고 선 바위 ‘만학천봉’에서 이름을 따왔다. ‘만 개의 골짜기’와 ‘천 개의 봉우리’ 사이에 우뚝 솟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산 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 바로 밑까지 가서 걸어 올라간다. 전망대는 벽도 없이 철골 구조로 돼 있다. 나선형 보행로를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면 허공으로 뻗은 세 개의 길이 맞이한다. 가장 길게 뻗어 있는 가운데 길은 끝부분 바닥이 유리로 돼 있다. 120m 허공에서 남한강 수면을 아찔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남한강 물을 곁에 둔 단양읍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단양역, 상진대교, 상진철교, 충주호…. 탁 트인 시야 전망에 가슴이 시원하다. 바로 아래 남한강변 험한 벼랑에는 ‘수양개 역사문화길’ 잔도가 막바지 공사 중이다. 폭 2m의 잔도는 남한강 수면 20m위를 1.12㎞ 남짓 이어간다. 암벽을 지나는 구간만 800m 정도로 중국 장자제(張家界)의 ‘텐먼산(天門山) 잔도’를 연상케 한다. 당초 7월에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늦어지면서 이달 중순 이후 개장할 계획이다. 전망대를 본 뒤에는 무료셔틀 대신 외줄에 의지해 980m를 내려오는 집라인 코스를 이용하면 스릴이 더해진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와 옛 철길 구간을 차가 다니도록 포장한 터널을 지나면 환상적인 도로가 맞이한다. 이끼터널이다. 6월부터 8월 사이에 습하고 비가 많을 때에는 양쪽 벽이 환상적인 이끼로 덮여 연인들의 낭만적인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근에는 단양 수양개 유적(사적 398호)이 있다. 1980년 충주댐 수몰 지역 지표 조사 도중 출토된 중기 구석기 시대부터 원삼국 시대까지 유물을 모아놓은 곳이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이다. 수양개는 ‘수양버들이 자라는 갯가(강가)’라는 뜻으로, 전시관에는 슴베찌르개와 좀돌날몸돌 등 구석기 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석기 유물이 많다. 뒷마당 옛 중앙선이 지나던 터널에 최첨단 미디어 아트를 도입한 수양개빛터널이 최근 개장했다. 수만 개 장미 일루미네이션과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꾸민 비밀의 정원이 화려하다.

하늘과 땅속을 내 눈에…

단양을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또 한 곳.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다. 단양에는 양방산과 두산에 여러 개 있다. 전문 패러글라이더가 체험자를 태우고 비행하는 ‘탠덤비행’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젊은 연인뿐 아니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허공에 몸을 맡긴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지 않더라도 해발 550m 높이의 이륙장 끝에 서면 가곡면 덕천리 일대를 사행하는 남한강의 모습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단양에서 제대로 시원함을 느낄수 있는 곳. 바위산이 숨겨놓은 천연 냉장고 고수동굴이다. 약 200만년 전에 형성된 고수동굴은 평균기온 15∼17도로, 마치 냉장고 속에 들어앉은 듯 시원하다. 1.9㎞ 구간에서 약 40분 동안 종유석과 석순, 동굴 호수 등을 만난다. 계단 구간이 여러 번 있지만, 예닐곱 살 이상이면 걸을 만하다. 특히 머리 위에 형성된 동굴 생성물은 쏟아지는 폭포 같기도 하고, 흔들리는 커튼이나 오로라를 보는 듯 환상적이다.

고수동굴 내부에는 모양이 독특한 것마다 마리아상, 만물상, 천당못, 천지창조, 사랑바위, 사자바위, 인어바위 등 이름을 붙여놓았다. 사자바위와 인어바위를 주인공 삼아 동굴 이야기도 만들었는데, 탐방 구간 반환점에 있는 사랑바위를 사자바위와 인어바위의 사랑이 맺어지는 상징으로 삼은 것이다. 사랑바위는 종유석과 석순이 손가락 한 뼘 간격으로 만나기 직전인 모습이다. 굳이 이름을 찾아보지 않아도 쏟아지는 폭포, 흔들리는 커튼, 밤하늘의 오로라를 보는 듯 황홀하고 웅장한 모양이 가득하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으로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계곡으로 향한다. 하선암과 중선암 중간쯤에 위치한 월악산국립공원 단양분소 앞에서 사인암로를 타고 4㎞쯤 달리면 단양팔경 제5경인 사인암(舍人巖)이 나온다. 사인암은 하늘 높이 치솟은 약 50m 높이의 기암절벽으로 예리한 칼로 깎아낸 듯한 암벽이 병풍처럼 서 있다. 우직하게 솟은 듯도 하고 강직하게 내려 꽂힌 듯한 단호한 직벽이다. 정상의 바위틈에는 몇 그루 소나무가 자라 있다.

추사 김정희는 사인암을 보고 “하늘에서 내려온 한 폭의 그림”이라고 극찬했다. 단원 김홍도는 사인암의 절경을 그리려고 붓을 잡았으나 바로 그리지 못하고 1년여를 숙고한 끝에 ‘사인암도’를 완성했다고 한다. 사인암 앞 남조천에는 널찍한 바위들이 널려 있다. 물이 맑고 깨끗해 한여름 물놀이장으로 인기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세 구간으로 된 선암계곡은 월악산에서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물줄기다. 넓고 큰 바위가 발달해 돗자리를 깔거나 계곡물에 발 담그고 더위를 잊기 좋다. 물놀이하기에는 하선암 쪽이 안전하다.

■여행메모
마늘순대·마늘만두 등 메뉴 다양… 온달관광지·옥순봉도 둘러볼 만

수도권에서 출발하면 중앙고속도로 북단양나들목으로 나와 5번 국도를 타면 단양읍내로 들어간다. 어의곡 교차로를 지나 상진대교 직전 상진교차로에서 오른쪽 샛길로 접어들면 새로 개장한 '만천하 스카이워크'다. 매표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표를 산 뒤 무료 셔틀버스 편으로 스카이워크 아래까지 올라간다. 스카이워크 관람료는 2000원. 집라인 이용료는 3만원이다. 사인암과 선암계곡은 단양나들목에서 가깝다.

단양은 토양이 좋고 일교차가 커 마늘 재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양 중심에는 마늘을 이용해 음식을 파는 맛집이 여러 곳 있다. 마늘순대, 흑마늘닭강정, 마늘떡갈비, 마늘만두, 마늘정식 등 메뉴도 다양하다. 단양읍내 구경시장에 다양한 식당이 들어서 있다. 구경시장 손두부(043-421-5999)의 추천메뉴는 양념을 하지 않은 고소한 맛의 '맑은 순두부'다.

숙소로 게스트하우스 리오127(043-421-5600), 카르페디엠(043-421-2155), 단양관광호텔(043-423-7070) 등이 있다. 온달관광지(온달동굴, 온달산성, 드라마 촬영장), 천동동굴, 구담봉, 옥순봉, 다리안관광지, 다누리아쿠아리움, 방곡도예촌 등도 둘러볼 만하다.

단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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