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고승욱] 진주목걸이 전략 기사의 사진
명나라 영락제 시절 아랍계 이주민의 후손인 정화(鄭和)의 원정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중 ‘일로’의 출발점이다. 정화는 중국이 워낙 강조하다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콜럼버스만큼 유명한 인물이다.

시 주석은 2013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을 잇는 육상실크로드(일대) 건설을 발표했다. 한 달 뒤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향하는 해상실크로드(일로) 계획을 밝혔다. 이듬해 그는 세계 인구의 65%, GDP의 30%를 포괄하는 거대한 경제협력 구상인 일대일로를 국가전략으로 공식화했다.

지난달 중국군이 아프리카의 동부 지부티에서 군사기지를 가동하면서 일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무역로 입구에 중국군 수천명이 주둔하는 만큼 파장은 상당하다. 지부티 정부가 한때 미국에 기지 철수를 요구할 만큼 이곳에서 중국의 입김은 막강해졌다.

지부티에서 시작한 ‘일로’는 파키스탄 과다르로 이어진다. 이곳은 460억 달러(약 52조1800억원)가 투입되는 중·파키스탄 경제협력의 핵심이다. 중국은 투자의 대가로 과다르항에 두 번째 해외기지를 마련한다. 중국의 해외 교두보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미얀마로 이어진다. 요충지에 하나씩 박혀 실에 꿰인 진주 같다고 해서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불린다.

경제협력을 앞세웠지만 결국 군사력 팽창으로 이어지기에 곳곳에서 마찰이 일어난다. 남중국해에서 다투는 동남아 국가들은 물론이고 인도와의 해묵은 국경분쟁까지 재연됐다. 전 세계 바다에서 영토분쟁을 되살리며 양보 없는 샅바싸움을 벌인다. 그렇게 잔뜩 힘이 들어간 중국군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서해에서는 중국 해군이 미사일을 쏘며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균형의 추가 흔들리면 즉각 개입할 능력이 있다고 과시하는 것이어서 무척 불편하다.

고승욱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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