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염과 분노’ 발언, 백악관 “즉흥적 표현” 해명 기사의 사진
북한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에 비판이 쏟아지자 백악관은 “즉흥적인 발언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향해 “전 세계가 이전에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할 당시 아무런 원고를 보지 않고 즉흥적으로 발언했다고 해명했다. 이 해명은 한반도 안정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는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서는 지나치게 호전적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가라앉히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사석에서 이와 비슷한 표현을 자주 사용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배석한 참모들은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켈리 비서실장과 다른 국가안보회의(NSC) 멤버들은 대통령의 성명이 나오기 전에 어떤 톤이 될지 잘 알고 있었다”며 “단어는 대통령이 골랐지만 메시지의 톤과 강도는 사전에 협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1962년 10월 22일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할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쿠바에서 발사되는 어떤 미사일도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소련에 대해 무차별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강경대응을 천명해 미사일 위기를 해결했다. 이 발언이 나온 지 엿새 뒤 니키타 흐루쇼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쿠바로 가던 미사일 선박을 되돌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99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미국 대통령이라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친 듯이 협상할 것”이라고 말한 동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먼저 나는 협상한다. 그리고 가능한 가장 좋은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협상장에 나올 가능성은 전무하다”면서 “쌍방 간 (실현되지 않을) 거친 위협으로 미국과 북한이 모두 신뢰성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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