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 만의 자유… 임현수 목사, 건강 악화로 체중 20㎏ 줄어

석방되기까지 과정과 북한선교 관계자들 반응

31개월 만의 자유… 임현수 목사, 건강 악화로 체중 20㎏ 줄어 기사의 사진
임현수 목사가 9일 북한 억류 31개월 만에 석방됐다. 북한선교의 ‘대부’로 불리던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인도적 지원에 힘썼다. 사진은 그가 억류되기 이전에 인터뷰 하던 모습. 국민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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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치라. 그 노역의 때가 끝났고….”(사 40:2)

마침내 부당한 복역 생활이 종말을 고했다. 31개월만이었다. 735일(25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9일 임현수(62) 목사가 북한에서 병보석으로 풀려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가 담임으로 봉직했던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송희송 목사)와 성도들은 크게 기뻐했다. 교회 관계자는 10일 “임 목사의 석방은 기도가 응답된 것”이라며 “목사님이 캐나다에 무사 도착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큰빛교회 홈페이지에는 “그동안 함께 기도로 동역해주신 전 세계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문구가 게시됐다.

임 목사는 억류 전까지 북한선교의 ‘대부’로 알려져 있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지원 활동에 나서면서 100여 차례나 북한을 왕래하며 탁아소와 교육기관 등을 집중 지원했다. 한때 북한에서는 그를 ‘VVIP’로 대했을 정도로 북한과는 활발하게 교류했다.

하지만 2015년 1월 27일 방북을 목적으로 출국한 임 목사는 30일 나진에 도착, 31일 평양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 교회 측은 당시 임 목사가 한 달가량 연락이 되지 않자 억류된 것으로 봤다. 캐나다 국적 한국인으로는 2007년 김재열 목사 이후 두 번째였다.

임 목사가 북한에 억류된 사실을 확인한 것은 캐나다 정부를 통해서였다. 캐나다 정부는 연락이 끊긴 지 33일 만인 3월 5일, ‘임 목사의 억류 사실을 알고 있으며 캐나다 영사들이 임 목사 가족을 접촉해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 당국은 억류 6개월째인 7월 30일 임 목사를 카메라 앞에 처음 세우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 목사는 당시 “(나는) 북한 최고 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하는 말을 했다. 하지만 이 자백은 자의가 아닌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시각이었다. 이날 임 목사는 북한선교에 참여했던 해외 한인교회 이름도 열거했는데 이때 ‘하나님’ ‘십자가’ ‘교회’ ‘성경’ 등의 기독교 용어를 담대히 사용하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내보냈다.

임 목사 가족은 이후 11월 13일 북한 정부에 “온정을 베풀어 임 목사를 석방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간청한다”고 공개성명을 냈다. 하지만 북한은 한 달 뒤인 2015년 12월 16일 임 목사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북한이 외국인에게 선고한 최고형이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구명운동이 전개됐다. 세계적인 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선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임 목사 석방 노력을 호소하는 캠페인이 펼쳐졌다. 네티즌들도 서명운동에 가세하며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곳에 몸소 가 희생과 봉사로 하나님 사랑을 전한 임 목사가 한시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케네스 배(49) 서빙라이프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목사님의 구명을 위해 기도하며 애썼던 모든 분이 함께 기뻐하며 감사할 날이다. 아직 억류돼 있는 다른 분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들의 석방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억류 기간 중 건강이 악화해 체중이 20㎏이나 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양실조와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 등도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에 현재 억류 중인 외국인은 2013년 10월 억류된 선교사 김정욱씨 등 한국인 6명, 2015년 10월 억류된 김동철씨 등 한국계 미국인 3명 등 9명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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