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스크에… 불안한 외국인들 ‘셀 코리아’ 기사의 사진
국내 금융시장을 꾸준히 위협하던 ‘북한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코스피지수 반등세는 완연히 꺾였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이번 북한발 악재는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드리워진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 외국인 매매 추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북한이 ‘괌 포위사격’ 위협을 가한 지난 9일과 10일 각각 2581억원, 285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9일 26.34포인트 떨어진데 이어 10일에도 8.92포인트 하락, 2359.47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34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외인들의 순매도는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북 긴장감 고조가 본격화되기 전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는 하반기 기업 실적이 상반기에 비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하루를 제외하면 모두 순매도한 뒤 지난 7일과 8일 이틀 연속 순매수하며 반등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데 이어 북한이 “괌을 포위사격하겠다”며 맞불을 놓자 9일 금융시장이 다시 가라앉았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9일 5년 만기 기준 62.74bp를 기록,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위험 부담이 커질수록 프리미엄은 높아진다.

주가와 더불어 원화가치도 급락했다. 1120원대에서 안정되는 듯하던 원·달러 환율은 9일 10.10원 뛰어오른 데 이어 10일에도 6.80원 상승, 1142.00원에 이르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북핵 리스크가 어떻게 진행되고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당한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껏 북한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타격은 위기상황 발생 4∼5일째에 마무리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05년 이래 상황이 불거진 당일 코스피지수를 회복하는 데 10일 이상이 걸린 건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벌어진 지난해 1월뿐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엔 금융시장 위기가 오래갈 수 있다고 본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위원은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전쟁이 실제 일어나지 않더라도 가상 시나리오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위기에도 연속성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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