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통합과목 신설에… 강남·목동 학원가 벌써 ‘불안 마케팅’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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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절대평가 전환을 공약했던 것은 고교 교실에 가중된 수능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였다.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소모적인 경쟁이 줄어들고 입시에 짓눌린 고교 교육이 정상화된다고 봤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면 학교 현장의 혼란과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교육부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방안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등 4과목만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국어 수학 탐구 과목을 상대평가로 남겨두는 절대·상대평가 혼용이 1안이다. 학교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반영한 방안이다. 2안은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절대·상대평가 혼용

현재 수능과 흡사한 방식으로 변화 폭이 가장 작다. 학교 현장에서 적응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어 수학 탐구가 상대평가로 유지되므로 수능의 변별력도 어느 정도 확보된다. 절대평가 전환을 이유로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의 경우 주요 대학들이 반영비율을 크게 낮췄다.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부족하거나 검정고시 출신 학생 등의 재도전 기회를 확보한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고교 1학년생의 경우 재수를 선택했을 때의 불리함이 다른 절대평가 방식보다 적다.

그러나 국어 수학에 대한 쏠림 현상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학교 수업이 상대평가 시행과목 위주로 편성돼 학습 편식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국어와 수학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학생은 국어 수학에 집중해야 하고 대학들도 이 두 과목의 반영 비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는 절대평가 과목 수를 4개에서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어서 대입제도 개편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의 피로감과 사회적 갈등이 지속된다는 단점도 있다.

전 과목 절대평가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한다. 서울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 비율을 낮추거나 사실상 정시모집을 없애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수능만으로는 동점자를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생활기록부나 면접 평가 등을 정시모집 때 추가로 반영할 수도 있다. 대학별고사 강화 흐름도 뚜렷해질 전망이다. 서울의 한 상위권 대학 입학담당자는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으로 수능 변별력이 사라져 정시가 무력화되면 면접이든 구술고사든 학생을 평가할 추가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인 학생부 비중은 더 높아진다. 고교 내신 성적이 더 중요해지고 비교과 활동도 현재보다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내신 성적 관리가 되지 않은 수험생이나 검정고시 출신, 재수생 등은 기회의 문이 좁아진다. 현재는 내신 성적이 낮더라도 수능 공부에 몰입하면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대학에서 정시모집 인원을 줄이거나 다른 전형 요소를 추가하면 학생 입장에선 수능보다 내신 성적 관리가 훨씬 중요해진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수시모집 확대로 대입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학종은 현재도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89점과 90점처럼 1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고 대입 결과가 좌우된다는 문제점도 절대평가 도입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사교육 줄어들지 않는다”

통합사회·통합과학 때문에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열린다. 두 과목은 여러 과목이 융합된 형태로 아직 교과서도 공개되지 않아 수험생과 학부모에겐 미지의 영역이다. 가르치던 과목에만 익숙한 기존 학교 교사가 융합 수업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발 빠른 서울 강남이나 목동 등 사교육 특구에선 벌써부터 불안 마케팅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어 수학 탐구가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1안으로 결정된다면 사교육비가 이 세 과목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다른 과목들도 최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곤 학습량이 줄지 않으니, 사교육비 부담도 여전할 것으로 예측하는 입시 전문가가 많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절대평가를 하더라도 수능 사교육조차 줄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수능 변별력 감소로 내신이나 비교과 등 다른 전형요소 비중이 증가하면 전체 사교육비 부담은 커진다”고 내다봤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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