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각 부처 주요 공직자들과 함께 ‘핵심정책토의’를 가질 예정이다. 핵심정책토의는 문 대통령과 부처 공직자들 간의 첫 상견례 자리로, 부처별 핵심 과제를 정리하고 점검함으로써 국정 이슈의 주도적 관리와 신임 장관들의 업무파악 등의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각 부처는 올 하반기 중점 추진 정책 2개를 보고하고, 같은 그룹으로 묶인 2∼3개 유관 부처가 함께 토론하는 시간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17일에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런 행사들은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이란 차원에서, 국정을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토의나 회견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제조건들이 있다. 이른바 코드 보고, 코드 토론, 코드 회견이 되지 말아야 한다. 두 행사가 취임 이후 성과에만 초점이 맞춰진다거나 적폐 청산 같은 구호만 나열하는 식으로 치러진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제 대통령은 적폐를 지적하기보다 미래를 말하고, 정부는 이를 위해 어떻게 할 계획이라는 점을 밝혀야 한다.

각 부처도 정확히 현실 진단을 해야 한다. 각종 복지 혜택이나 탈원전 등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무조건 이 방향에 꿰맞추어 정책 추진 로드맵을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일부 부처는 공약대로 정책을 추진하려고 과거 통계수치를 이리저리 수정해 제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십조원에 이르는 건보 확대나 기초연금 인상 계획이 발표됐으면 예산 관련 부처는 이게 정말로 가능한지 현실적으로 점검해보는 토의가 돼야 한다. 대통령의 회견은 안보와 경제가 엄중한 상황인 만큼 현실적 대안과 계획을 내놓는 자리가 돼야 한다. 이런 걸 쏙 빼고 좋은 말만 하고, 코드에 맞는 보고만 하며, 장밋빛으로만 포장한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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