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인근 해역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미국을 협박하던 북한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북한은 11일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주민들의 대미(對美) 적개심을 고취하면서도 미국을 위협하는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시각 조국은 천만군민 모두를 전민 총결사전으로 부르고 있다”고 선동했다. 신문은 전날 개최된 인민무력성 군인 및 인민보안성 군무자(경찰관)의 미국 규탄 집회 소식을 1면부터 4개 면에 걸쳐 소개했다.

하지만 연일 쏟아지던 미국 비난 성명은 닷새 만에 멎었다. 북한은 지난 7일 최고 수위인 공화국 정부 성명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군 총참모부, 전략군 등 매일 다양한 성명을 내왔다. 자신들은 할 말을 다 했으니 당분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움직임을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내놓은 말들을 보면 ‘우리를 말려 달라’는 얘기로도 들린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말 폭탄’ 대결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 당국은 정부 성명을 게재한 8일자 노동신문을 군용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주민들에게 당일 배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7일 정부 성명 발표 직전 각 시·군 당위원회 부장급 이상 간부에 대해 비상대기 태세를 발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RFA에 “노동신문을 다음날도 아닌 그날 배포하는 것은 북한 현실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신문을 미리 찍어놓고 배포 계획까지 세웠다는 의미”라면서 “북한은 미리 준비한 대응태세에 따라 미국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탈북한 해외식당 여종업원 12명이 ‘강제 결혼’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즉각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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