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코너-전석운] 사드 보복 6개월 기사의 사진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 방문길에 올랐다. 북한과 미국의 군사충돌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 합참의장의 동북아 순방이 예사롭지 않다. 방문국 순서는 일본-한국-중국이다. 그는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 연합군의 준비태세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한다. 던포드 의장의 동북아 순방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건 중국 방문이다. 그는 중국 지도부를 만나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던포드 의장은 사드 추가 배치 필요성을 설득하고 중국의 양해를 구하려고 한다. 북한이 7월 한 달 동안 두 번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한데다 최근에는 미국령 괌을 ICBM으로 포위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던포드 의장의 사드 설득 타이밍은 적절하다.

현행 무기체계상 고도 100㎞ 이상 우주공간에서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건 사드가 유일하다. 요격 성공률과 효율성 논란은 있지만 사드가 미사일 방어 시스템 중에서는 가장 진보된 무기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ICBM은 정상 각도로 쏠 경우 1만㎞까지 날아가 미 본토의 시카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ICBM이 미 본토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요격하기 위한 사드 배치가 절실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사드가 북한 미사일 방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을 감시하기 위한 장비라는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의 반경이 북한 전역을 감시하는 수준인 600㎞에 불과하다고 설명해도 이를 믿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성명이나, 유엔 주재 중국대사의 입 등을 통해 기회 닿을 때마다 줄기차게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드 배치 장소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보복을 시작으로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을 금지시키고, 한국 기업의 중국 내 활동을 방해하는 사드 보복 행위를 6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 보복으로 한국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3월 초 단행된 롯데마트의 영업 정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고, 현대자동차의 올해 중국 내 판매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화장품 회사와 식품 회사의 제품은 통관이 거부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여러 차례 대북 제재를 결의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올 상반기 북한과 중국의 무역은 오히려 증가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중국의 제재 의지를 의심하는 이유다. 중국이 제재를 받아야 할 북한은 두둔하고, 엉뚱한 화풀이를 한국에 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의회를 중심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을 규탄하고,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요지부동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드 보복의 부당성을 지적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사드 보복이 사라지거나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중국은 내정간섭 수준의 압박을 그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완성시키는 게 눈앞에 닥쳤다. 그래서 사드 배치의 정당성은 예전보다 힘을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그동안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미뤄둔 사드 임시 추가 배치를 전격 승인했다. 사드 배치가 한·미동맹 차원의 결정이지만 미국의 요구가 강했던 건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을 보호하고, 나아가 미 본토를 향하는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이를 요격할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기를 원했다. 그렇다면 한국이 사드 보복으로 고통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중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던포드 의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사드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을 중단하기를 기대해본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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